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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프로야구 동명이인 열전, 누가 더 빛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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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프로야구 동명이인 열전, 누가 더 빛날까

입력
2014.01.2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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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5월14일, 해태 김상진과 OB 김상진은 사상 첫 동명이인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프로야구 출범 14년 만에 나온 진귀한 장면. 이 둘은 1년 뒤인 1997년 6월22일에도 다시 선발 맞대결을 벌였고 ‘해태’ 김상진이 두 번 모두 승리 투수가 되며 웃었다. 지금까지 동명이인의 선발 맞대결은 총 4번 있었다.

같은 이름을 쓰는 선수가 같은 날 승리 투수가 된 적도 있다. 1995년 7월25일, LG 이상훈은 잠실 태평양전에서 선발승을 챙겼다. 비슷한 시간 삼성 이상훈은 대구 한화전에서 구원승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인 2004년 8월12일에는 LG 이승호(38ㆍ현 SK)와 SK 이승호(33ㆍ현 NC)가 각각 한화, 현대를 상대로 선발승을 거두는 사상 첫 기록을 썼다.

이처럼 프로야구에는 동명이인 선수들이 꽤 많다.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등록됐던 1, 2군 602명의 선수 중 이름이 같은 선수는 20명을 훌쩍 넘긴다. 윤석민(전 KIA 투수-넥센 내야수) 이병규(LG 외야수-LG 외야수) 정대현(롯데 투수-두산 투수) 김태완(한화 외야수-삼성 내야수) 이태양(NC 투수-한화 투수)이 대표적이다. 박건우(두산 외야수-롯데 투수-한화 투수)는 3명이나 된다.

투수 이영욱과 외야수 이영욱(이상 삼성)은 인연도 남다르다. 2011년 4월1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SK의 경기. 삼성 타자 이영욱은 4회 2사 2ㆍ3루에서 SK 투수 이영욱의 커브를 잡아 당겨 3점 홈런을 때렸다.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나온 동명이인 투타 맞대결에서 극적인 홈런까지 연출됐다. 그리고 이제는 투수 이영욱이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으면서 둘은 한솥밥을 먹게 됐다.

그렇다고 동명이인이 늘 주목 받는 건 아니다. 애환도 있다. 지금껏 같은 이름의 선수가 나란히 성공 가도를 달린 경우는 별로 없다. 한 명이 잘한다면 다른 쪽은 철저히 비교대상이 되고 만다. 한 때 LG 이병규(7번)은 선배 이병규(9번)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또 다른 몇몇 선수도 이 같은 이유로 개명을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한다.

어쨌든 2014시즌은 시작됐다. 전지훈련이란 무대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한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동명이인들의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자신의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피 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 1차적으로는 팀 내 주전 경쟁, 2차적으로 동명이인과의 2대1 경쟁이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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