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는 서울 SK, 울산 모비스, 창원 LG 등 세 팀의 치열한 선두 싸움이 재미를 더하고 있다. 역대 통틀어 3강 구도가 형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 막을 올린 프로농구는 그 동안 독주 또는 양강 체제로 흘러갔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들 세 팀은 설 연휴에도 쉬지 않고 각축전을 벌인다. 더구나 두 차례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어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 세 팀의 감독들은 “선두 경쟁을 하는 팀과의 경기에서 패배는 치명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먼저 30일 오후 2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1위 SK(28승11패)와 2위 모비스(27승11패)가 정면 충돌한다. 두 팀의 승차는 불과 0.5경기다. SK가 승리할 경우 선두 싸움에서 한발 앞서갈 수 있고 모비스가 이길 경우에는 1, 2위가 뒤바뀐다.
최근 흐름은 SK가 좋다. 지난 26이 LG전에서 경기 막판 애런 헤인즈의 결승 자유투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 등 5연승을 달리고 있다. 또 시즌 초반 주춤했던 김선형은 19일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앞에 두고 ‘인유어페이스(In your face)’ 덩크슛을 성공시킨 이후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모비스는 리그 최고의 선수들로 베스트5를 구축한 만큼 전력이 가장 안정된 팀이지만 강 팀에 약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흠이다. 모비스는 올 시즌 SK와의 네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고, LG와는 2승2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SK-모비스전 이후에는 2월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모비스와 3위 LG(27승12패)가 격돌한다. 양 팀의 맞대결은 경험과 패기로 압축된다. 모비스는 주축 선수 대부분이 30대인 반면 신인 센터 김종규(23), 포인트가드 김시래(25)가 버티는 LG는 20대가 주축이다. 이 경기에 따라 3강 구도가 깨질 수도, 마지막 6라운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를 굳히려는 고양 오리온스(18승20패)와 이를 추격하는 7위 KCC(15승24패), 8위 서울 삼성(14승25패) 등의 경기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김동광 감독의 자진 사퇴로 혼란에 빠진 삼성은 30일 LG와 창원 원정 경기를 치른다. KCC는 2월2일 전주 홈에서 오리온스와의 격차 줄이기에 도전한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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