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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의 시간] <56> 신(神)은 쎄디스트(sad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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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의 시간] <56> 신(神)은 쎄디스트(sadist).

입력
2014.01.28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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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연히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물개가 나오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물개가 아닌 바닷속 야생 물개 였는데 인간 다이버와 함께 장난도 치고, 다이버에게 애교 부리는 영상이었다.

그 물개는 마치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똑같은 행동을 하였기에, 그 모습이 눈물 날만큼 너무나 사랑스러워 필자는 도저히 눈길을 땔 수가 없었다.

아마도, 그 물개의 근본 성격이 남과 사귐성이 좋고, 긍정적이고도 밝은 성향을 가졌을 것이기에 인간인 다이버와도 쉽게 친해졌으리라 생각되었다.

가끔, 강아지와 장난치며 노는 돌고래 영상도 볼 수 있는데 그 둘은 서로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친밀한 교류를 이어나가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눈빛만으로 서로의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다시 행동으로 나타내 보이는 것이라, 이를 관련 학계에서 쓰는 전문 용어로는 뭐라 표현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서로간 영적인 교류가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겠다.

집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그 애완동물과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애완동물을 키우는 분들 중에 육효(六爻)점이나 주역(周易)점을 칠 수 있는 분들은 그 애완동물의 상태를 알 수 있는데 만약 세(世)효 관귀(官鬼)인 경우, 영적인 감성이 매우 강한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삽살개도 영적인 감성이 매우 강한 편인데 개, 고양이 할 것 없이 이러한 애완동물은 길격(吉格)인 경우, 자신과 함께 있는 사람을 돕는 기운이 강하여 그 사람에게 마가 끼지 않고 집안이 안정되는 특징이 나타나고, 반대로 흉격(凶格)인 경우, 오히려 집안에 화가 잦고 사람에게 좋지 않은 상황들만 나타나게 한다.

하지만, 대체로 애완동물을 보면 길격인 경우가 더 많은 편이라 해를 끼치는 것보다는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으니 다행인데 가장 큰 이점은 자손과 관련된 부분이라 하겠다.

필자가 어느 집 사주를 보니 자식에게 큰 화가 미치는 경우가 보였다.

"자녀가 큰 딸과 둘째 아드님이 계시는데 다음달 아드님에게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아드님이 무슨 일을 하시는지요?" 라고 필자가 물었다.

"아들은 철공 용접일을 하고 있는데 아주 노련하고 일을 잘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그런데,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나요?" 라고 그분이 질문하셨다. 필자는 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아들이 사고사(事故死) 내지는 사고로 불구가 되는 경우 였으니 잠시 뭐라 말씀 드려야 할지 고민 할 수 밖에 없었다.

잠시 후, "혹시, 집에 애완동물을 키우고 계시나요?" 라고 필자가 질문하자, 그분은 10년 정도 키운 개가 있다고 하셨다.

필자는 그 대답에 가까스로 안심하게 되었고 다음달에 아들에게 생길 일에 대해 차근차근 말씀 드린 후, "그 개가 아드님에게 미칠 화를 대신 떠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드님은 무사할 것 입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비방(秘方)도 함께 드렸다.

그날 이 후, 한 달의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전화 한통이 울렸다.

"선생님 갑자기 개가 죽어버렸어요. 그런데, 아들이 전날 꿈을 꿨는데 개가 죽는 것이 보이더래요." 라고 외치는 소리였다.

필자는 "그 개가 아드님 대신에 희생한 것이니 향후 그 개는 인간으로 환생할 것이고, 아드님은 다음 생에서 사람으로 환생한 그 개에게 많은 도움을 주게 될 것 입니다" 라고 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필자가 그 분에게 드린 비방은 비싼 부적도 아니고, 성대한 제사를 지내라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키우고 있던 그 개에게 평소보다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애정으로 더욱 사랑해 주어라고 말씀 드린 것이 전부였다.

아마도, 그 개는 아들에게 미칠 사건에 대해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 본다. 그리고, 주인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각오도 했을 것이다.

애완동물은 손(孫)으로 분류한다. 손(孫)은 자손 손이라, 마치 자식과 같은 존재로 보는데 저 가족의 사주를 보면 자식 중 누구 한 명이 죽는 것으로 나왔으나 현실에서는 그런 경우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필자는 더욱 그 개의 역할이 적지 않겠다고 판단했었던 것이다.

어느 누구나 근본적 길흉(吉凶)을 피해 갈 수는 없다. 다만,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 흉을 완전히 피해 갈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상쇄시킬 수는 있는데 위의 사례를 보듯,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이 그러한 역할을 한다.

필자는 동물들을 너무나 사랑한다. 특히, 그 눈빛을 쳐다보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필자는 오히려 개나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을 키우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시기가 오면 필자 스스로가 너무나 고통스러워 하기 때문이고 아울러, 그러한 고통을 감내할 용기나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기쁨이나 희열만을 맞이하면 좋겠으나 한편으로 슬픔이나 고통 또한 반드?찾아오게 마련이다. 그렇게 슬픔과 고통이 언제 어떻게 오는지 미리 안다면 더더욱 그것을 피해가고 싶은 것이 누구나의 바램일 것이다.

그래서, 그 원인이 되는 요소부터 싹둑 잘라내고 싶은 것도 당연할 것이라, 그러자니 필자는 아예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처신법으로 대두된 경우이다.

평생 함께 하고픈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경우 역시도 그러하다. 나보다 먼저 그 사람을 떠나 보내야 하는 그 고통이 두렵다보니 애초에 용기부족, 겁쟁이가 되어 버리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역술로 앞날을 미리 아는 것은 삶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하나, 한편으로는 도래하지도 않은 미래의 슬픔을 미리 맛보게도 하니, 신(神)은 쎄디스트(sadist) 라는 혹자의 의견에 일부나마 공감이 되기도 한다.

역술인 부경(赴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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