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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구글 다시 손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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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구글 다시 손잡다

입력
2014.01.2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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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하드웨어)-안드로이드(소프트웨어)'의 찰떡 궁합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평정했던 삼성전자와 구글이 다시 한 번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광범위한 기술ㆍ사업 영역에 걸쳐 특허 교차공유(크로스라이선스) 계약을 맺는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두 회사는 기존 특허는 물론이고 앞으로 10년 동안 출원하는 특허까지 공유하기로 했다. 이로써 양사의 '반(反) 애플 동맹'은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다.

사실 최근까지 두 회사의 애정 전선에 먹구름이 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의존을 줄이는 '멀티 운영체계(OS)' 전략에 따라, 인텔과 손잡고 독자 OS인 '타이젠'을 개발 중이다. 구글은 휴대폰 제조회사 모토로라를 인수한 데 이어, 소비자가 필요한 부분만 조립해서 만드는 스마트폰 '아리' 개발에 나서는 등 자체 하드웨어 만들기에 열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둘이 손을 잡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 많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삼성전자나 구글 모두 애플과 치열한 특허 소송전을 치르고 있어 우군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글은 당장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MS), 블랙베리, 에릭슨, 소니 등과 손 잡고 만든 '록스타 컨소시엄'과 소송전이 발등의 불이다. 이들은 구글과 치열한 경쟁 끝에 2011년 미국 통신장비업체 노텔의 특허권을 44억 달러에 인수한 뒤, 지난해 10월 안드로이드 진영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안드로이드 진영에 있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가 지난 주 "록스타와 합의를 맺고 특허 사용료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독일의 지적재산권 전문가 플로리안 뮐러는 이와 관련,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또 다른 이탈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구글로선 집안 단속을 위해서라도 삼성과 제휴 강화가 절실했던 상황이었다.

삼성은 애플과 소송전이 계속 부담이다. 최근 미 캘리포니아연방법원은 애플의 요구를 받아들여 삼성전자가 '단어 자동 완성'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결까지 내렸다. 특히 내달 2차 소송에서 애플이 문제 삼는 '데이터 태핑 특허' '데이터 동기화' 등은 기본 작동 원리와 밀접하게 관련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소송이지만 사실상 구글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구글은 125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모토로라 특허권을 풀어줌으로써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방어막을 견고하게 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삼성이 독자적으로 OS를 시도해도 안드로이드 동맹군에서 완전히 발을 빼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크로스라이선스를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소송전과 별개로 미래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삼성전자는 클라우딩 및 모바일 광고 등에서 구글의 특허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등의 경쟁력을 강화할 좋은 조건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글로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강한 삼성전자와 손 잡음으로써 애플, MS와 OS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구글은 최근 스마트 온도 조절장치 회사(네스트), 로봇기술 회사(샤프트), 풍력발전용 터빈 회사(마카니파워) 등을 적극 인수하고 있는데, 미 CNBC는 "구글은 웨어러블 기기 등 미래 시장 분야의 지적재산권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며 삼성전자와 특허 공유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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