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 하점지방산업단지에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이 인근 마을(목숙부락) 주민들의 호흡기 암 발병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 목숙부락에서는 최근 6년간 폐암 등으로 4명이 숨지고 후두암 등으로 2명이 투병하고 있다.
27일 인하대 의과대학 임종한 교수팀이 발표한 '하점산단 주변 호흡기계질환 관련 암 발생요인 역학조사'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산단에서 10~200m 떨어진 5곳에서 총 부유 분진 농도를 측정한 결과 목숙부락 경로당 주변의 수치가 108.64㎍/㎥에 달했다. 이는 인천시 주거지역 평균 농도인 17.7㎍/㎥의 6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다른 곳의 농도도 26.90~89.20㎍/㎥를 기록했다.
목숙부락 1곳에서 측정한 초미세먼지 농도도 78.26㎍/㎥로 주거지역 농도인 52.91㎍/㎥를 크게 웃돌았다.
임종한 교수는 "전국적으로 인구 10만명당 500여명이 폐암으로 사망하는 것을 감안할 때 2007~2013년 목숙부락의 폐암 사망자는 0.3명이어야 하지만 실제 4명이 숨졌다"며 "폐암이 집중적으로 나타난 점, 조사 대상 36명의 33.3%가 염증성 폐질환 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점, 서풍이 부는 하점산단 서쪽에 마을이 위치한 점으로 볼 때 산단이 주민들의 폐암 발생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3가구에 50여명이 거주하는 하점면 부근리 목숙부락 인근 하점산단(면적 5만8,688㎡)은 1991년 농공단지로 조성됐다. 현재 합성섬유, 타이어재생품, 수도미터기 등을 생산하는 9개 업체가 가동 중이며 이중 4개 업체는 공해(유해)물질 배출업체이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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