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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이름 값도 못하는 행복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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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이름 값도 못하는 행복청

입력
2014.01.2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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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도시를,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조성해 세종시민에게 행복을 선사하겠다는 행복청. 행복청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줄인 이름이다. 혈세 8조5,000억원이 투입된 국책사업을 수행하는 책임기관으로서 사명을 다하겠다는 약속이 담긴 명칭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행복청은 미숙한 업무처리로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한 달 전 준공한 아름동 복합커뮤니티센터의 외벽을 감싼 외장판넬 전면(5,000㎡)이 심하게 찌그러져,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징크판넬 시공은 설계 치수에 맞게 자르고 접어 부착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접는 과정(forming)이 잘못돼 부실시공이 명백하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행복청은 징크판넬 연결과정에서 찌그러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고,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부실시공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문제는 행복청의 해명이 객관적인 전문가의 의견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이 센터에 자재를 납품한 회사의 소견을 제시하며 부실시공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찌그러짐 현상을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행복청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행복청은 최저가입찰 사업이라서 시공업체도 손실을 봤다며 오히려 업체를 두둔까지 하고 있다.

이 센터는 수만 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이다. 혈세 수억원을 들여서까지 건물 외벽을 값비싼 징크판넬로 장식했다. 그 이유는 금속재질 특유의 매끄러운 면을 연출해 건물을 도드라지게 보이려는 도시미관 때문이다.

안의종(55) 건양대 교수는 "건축이든 미술작품이든 마무리를 깔끔하게 처리해야 하는데, 이 센터의 외장판넬은 심하게 찌그러져 미완성 작품을 보는 것 같다"고 혹평했다. 징크판넬 전문시공업체를 운영하는 홍선표(49) 대표는 "육안으로 봐도 찌그러짐 현상이 심해 외장판넬로서의 기능을 잃었다. 시간이 지나면 비가 새는 등 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시설은 시민의 것이다. 행복청이 이름값을 하려면 시민에게 약속한'행복'이라는 이름을 되새겨야 한다. 행복청이 발주한 이 센터는 국비 577억원이 투입됐고, 세움종합건설㈜이 시공했다. 외장판넬 공사비만 5억7,000만원이나 들었다.

윤형권기자 yhk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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