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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1월 28일] '깜깜이' 서울시장 선거

입력
2014.01.2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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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의 압권은 단연 서울시장 선거다. 그런데 불과 4개월 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여야 후보군이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는 점은 이전과 다르다. 대개 연초에는 유력 후보들이 바닥을 헤집고 다녔는데 이번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새누리당은 정몽준 김황식 이혜훈 등의 이름만 떠돌고, 민주당은 박원순 시장이 재출마한다지만 안철수 신당은 출마 여부도 불분명하다. 그러다 보니 후보는커녕 선거 구도가 양자대결인지 3파전인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 흔히 야권연대가 이뤄지면 여당이 불리하고, 3파전이면 여당이 손쉽게 승리할 것이란 도식적 전망이 많다. 하지만 1995년 민자당 정원식, 민주당 조순, 무소속 박찬종 후보가 나온 선거에선 민주당이 이겼고, 양자 대결에서는 새누리당이 3승, 민주당이 2승을 거뒀다. 선거 구도가 승패의 중요한 요소이긴 하나 결정적 요인은 아니란 방증이다. 그간 승부에서 양측이 3대 3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으니 균형과 견제의 중요도를 아는 서울시민의 표심이 절묘하다.

■ 물론 서울시장의 정치적 무게감을 감안하면 여야가 끝까지 눈치작전을 펴는 점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깜깜이 선거'로 흐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여야가 서울시장 선거를 대선 전초전쯤으로 여기며 너무 정치공학적으로만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은 당 혹은 개인 차원에서 승패에 따른 대선과의 연관성을 따지며 공천과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이고, 안철수 의원은 박 시장이 또 당선되면 유력한 대권 경쟁자로 떠오른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 그러나 아무리 서울시장이 정치적으로 중요해도 지방선거는 지방선거다. 당 내부에서부터 서울시의 문제점과 발전 방안에 대한 토론이 선행돼야 하고, 이를 통해 서울시 살림살이를 어떻게 개선시키겠다는 최소한의 방향성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여야 3당에겐 누구를 내보내 어떤 구도로 선거를 치를지에 대한 탐색전만 있을 뿐, 공약을 다듬기 위해 머리를 짜내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지방선거의 본질을 훼손시킬 뿐 아니라 전체 서울시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염영남 논설위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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