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에 대해 흑이 상변을 지키지 않고 1로 반발하자 박영훈이 얼른 2로 차단한 건 당연하다. 그러자 김동호가 아예 3, 4까지 교환해서 중앙 쪽을 더욱 두텁게 만든 다음 5로 아래쪽에 널따랗게 울타리를 쳤다.
이제는 백도 더 이상 흑진 삭감을 늦출 수 없다. 박영훈이 즉각 6으로 적진 속에 쳐들어갔다. 이런 형태에서 흔히 사용되는 삭감의 급소다. 이때 1로 받는 건 2, 4를 선수 한 다음 6으로 모양을 갖춰서 너무 쉽게 안정된다.
그게 싫었는지 실전에서는 김동호가 7, 9로 무척 독특한 수를 선보였다. 그동안 실전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김동호는 10 때 11로 들여다봐서 1로 받으면 2, 3까지 선수한 다음 4로 백돌 전체를 크게 공격하려는 생각이었지만 상대가 이처럼 고분고분 받아줄 리가 없다.
12로 슬쩍 비껴 받은 게 '타개의 달인'다운 날렵한 응수다. 이후 30까지 진행되고 보니 A, B가 다 선수여서 백돌이 거의 수습된 모습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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