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73) 언론중재위원회 위원장이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사건의 첫 변론에 법무부측 대리인으로 나서기로 하면서 위원장직을 사임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27일 "권 위원장이 정부 측 대리인을 맡으면서 위원회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겠다며 사임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사건 첫 변론은 28일로 예정돼 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서울행정법원 법원장을 지낸 권 위원장은 2011년 4월 위원장 직을 연임했으며 3월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다.
언론중재위원회의 관계자는 "위원장직은 비상근으로 겸직이 가능해 정부 대리인으로 나서도 법적 문제가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립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할 언론중재위원회의 수장이 정부 편에 서서 법정 대리인으로 나서는 것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시사평론가 이강윤씨는 "임기가 끝나지 않은 기관장이, 그것도 독립적이고 중립적이어야 할 언론중재위 위원장이 국가 대리인으로 변론을 맡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정부가 권 위원장을 급히 차출하면서 원하면 언제든 조직을 흔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며 "기관장들이 소신 있게 일하는 구조가 아니라 대통령이 모든 조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