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상대로 이기면 팬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요.”
젊은 선수들을 바라보는 얼굴에서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2년 만에 치열한 현장으로, 생애 처음으로 고향 팀으로 돌아온 이흥실(53) 경남 수석코치가 친정 팀 전북 현대를 상대로 제대로 한판 붙어보고 싶다는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수석코치는 지난 2005년부터 최강희 감독과 수석코치로 인연을 맺으며 전북을 지휘했다. 2011년 말 최 감독이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떠나자 감독대행을 맡아 2012시즌 팀을 2위까지 끌어 올린 뒤 자진 사퇴했다.
경남 마산 출신인 이 수석코치는 고향 팀으로 오게 된 느낌에 대해 “몸은 다른 곳에 있었지만 한시도 경남을 잊은 적은 없었다”며 “좋은 제의가 와서 받아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유력한 감독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이 코치가 이차만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코치로 부임한다는 것에 대해 놀라는 이들도 많았다. 그는 “고민도 됐지만 무엇보다 (고향인)경남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며 “감독 자리든 코치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몸담았던 전북과 달리 경남은 지난 시즌 힘들게 강등권에서 사투를 벌였을 정도로 여러 가지 면에서 열악한 것이 많다. 선수 구성 면에서도 최고 레벨의 선수들이 즐비했던 전북과 달리 경남은 신인 등 어린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이 감독과 함께 새 판짜기에 여념이 없는 이 코치는 이에 대해 오히려 “뭔가를 만든다는 것이 더 재미있다”고 웃었다. 그는 “전북의 경우 좋은 선수들에게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선수들이 어느 정도 해주는 것도 있다”면서 “경남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지만 오히려 이런 것들이 더 나를 의욕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코치는 지난달 취임식에서도 꼭 이겨보고 싶은 팀으로 전북을 꼽아 눈길을 꼽았다. 그는 “사실 경남이 전북한테 중요한 경기마다 졌었다”면서 “치고 받고 재미난 경기를 한번 해보고 싶다. 상대적으로 약한 우리가 강 팀을 이기면 팬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 코치가 현장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들은 최강희 감독은 그에게 “이제 고향 팀으로 갈 때가 됐으니 가서 열심히 하라”고 진심 어린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 코치는 지향하는 경남의 팀 컬러에 대해 묻자 “코치들과 ‘알리 축구를 하자’고 했다”면서 “계속 두드려 맞다가 제대로 된 한방으로 이겼던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처럼 빠른 공수 전환을 통해 상대를 무너뜨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 코치는 이야기 하는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젊은 선수들 덕분에 오히려 내가 많이 배우는 것 같다”면서 “올해 정말 재미있는 팀, 팬들에게 희망을 주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안탈리아(터키)=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안탈리아(터키)=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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