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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사로 잡는 이색 출전 선수는

입력
2014.01.27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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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동계올림픽에 이색 출전 선수들이 있어 화제다. 각자 사연은 다르고 세계 정상급 실력은 아니지만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올림픽 출전 꿈 하나만을 보고 달려온 이들이다. 이제 전 세계인의 축제 무대인 올림픽에서 도전을 즐길 일만 남았다.

▲음악 천재 바네사 메이, 태국 스키 대표로 출전

세계적인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36)가 소치올림픽에 태국 스키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태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를 둔 바네사 메이는 싱가포르에서 태어나 영국 런던에서 자랐으며 현재 영국 시민권자다. 또 태국 국적도 유지하고 있다. 4년 전 밴쿠버올림픽에도 태국 대표팀으로 출전하고자 했지만 이중 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태국올림픽위원회의 영국 시민권 포기 요구로 무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이중 국적을 허용해 메이는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태국처럼 올림픽 국제스키연맹(FIS) 포인트 순위에서 상위 500위 안에 드는 선수가 하나도 없는 나라는 알파인스키 회전과 대회전 종목에 남녀 선수 한 명씩을 출전시킬 수 있는데 메이는 가까스로 최소 기준 기록을 통과했다. 메이는 “올림픽 출전이라는 오랜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며 기뻐했다.

▲미국 육상 스타 존스·윌리엄스, 봅슬레이 대표로 변신

미국 육상 스타 로린 윌리엄스(31)와 롤로 존스(32)가 육상 트랙이 아닌 썰매를 타고 금빛 활강에 도전한다. 윌리엄스와 존스가 총 6명의 미국 여자 봅슬레이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윌리엄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100m에서 10초96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2012년 런던올림픽 400m 계주에서는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100m 허들 선수인 존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했으나 아직 메달을 목에 건 적이 없다.

육상 단거리 선수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이들은 미국 봅슬레이대표팀에서 푸시맨으로 활약한다. 2012년 가을 봅슬레이로 전향한 존스는 첫 월드컵대회 레이스에서 메달을 수확하며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존스는 2012시즌이 끝난 후 윌리엄스가 트랙을 떠나자 봅슬레이를 권유했고, 윌리엄스가 이를 받아들였다. 윌리엄스는 4차례 월드컵대회에서 3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윌리엄스는 “조력자로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도록 노력하겠다”며 “만약 대표팀에 포함되지 않았어도 화는 안 났을 것이다. 도전하는 과정을 즐겼다”고 말했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쿨러닝’ 기적 재현할까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이 올림픽 출전 비용 문제를 해결하고 12년 만에 트랙을 달린다. 자메이카 대표팀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힘겹게 남자 2인승 출전권을 획득했지만 재정 문제 탓에 올림픽 출전 꿈이 좌절되는 듯 했다. 그러나 자메이카올림픽위원회와 소치올림픽조직위원회가 참가에 필요한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고 하면서 극적으로 꿈의 무대를 다시 밟게 됐다.

눈이 내리지 않는 열대 기후인 자메이카는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당시 육상선수들로 팀을 꾸려 동계올림픽 무대에 처음 참가해 관심을 끌었다. 이 사연은 영화 ‘쿨러닝’으로 제작되면서 세계적으로 ‘도전’의 상징처럼 인식되기도 했다. 자메이카 봅슬레이는 이후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까지 꾸준히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2006년 토리노 대회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는 연달아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10년 가까이 은퇴 상태로 지내다 다시 선수로 복귀해 12년 만에 자메이카 봅슬레이를 다시 올림픽으로 이끈 윈스턴 와트는 “저 멀리 중동의 이름 모를 이들까지 팬을 자처하는 등 전 세계가 자메이카 봅슬레이를 응원하는 것 같다. 행복하다”고 밝혔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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