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으로 실신, 뛰어난 연기력, 명불허전 연기 호평….
배우 김지수를 수식하는 단어다. 김지수가 SBS (극본 하명희ㆍ연출 최영훈)에서 송미경 역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극 중 송미경은 남편의 외도로 내적 갈등을 겪는 캐릭터. 김지수는 송미경이 가진 좌절과 슬픔, 절망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김지수를 만났다. 매 회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감정 신을 촬영하는 배우답지 않게 활기 넘치는 모습이었다. 김지수는 “송미경은 정말이지 쉬운 캐릭터가 아니다. 촬영 후에는 진이 다 빠져버린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의 모든 걸 쏟아 붇고 난 다음에는 정말 시원하고 개운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촌철살인 대사’로 안방극장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지수와의 대화가 시작됐다.
●송미경으로서 전하고 싶은 ‘따뜻한 말 한마디’
는 불륜이란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탓에 초반 ‘그렇고 그런 불륜 드라마’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불륜이 아닌 사랑과 성장을 이야기하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꼽히며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그 중심엔 남편의 불륜 앞에 상처받고, 고뇌하고 성장하는 송미경이 있었다. 송미경이 감당하는 배신감과 상처, 그로 인한 좌절과 복수, 인내와 성장의 과정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이 드라마가 불륜이 아닌 성장 드라마인 이유는 바로 고통과 상처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불륜으로 인해 상처받은 송미경과 그 주변 사람을 보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상처받고 고통스러워하느냐를 시청자들이 경험하게 된다. 남자들이 보기엔 불편한 드라마일 수 있겠지만,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정확하기에 대중의 공감을 얻는다고 본다. 초반에는 낯설고 힘든 상황이 많아 힘들었지만 지금은 즐기며 촬영하고 있다.”
중반을 넘긴 는 매회가 클라이맥스다. 시청률도 꾸준한 상승세. 미경이 쏟아내는 주옥 같은 대사가 화제다. 같은 아픔을 경험한 사람 혹은 불륜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안겨준다.
“미경이 가진 통쾌한 모습은 회가 거듭될수록 더욱 많아질 것이다. 남편의 불륜으로 상처를 받은 그녀가 점차 성숙해지는 과정, 싸워나가는 과정이 통쾌한 대사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미경이가 성장하며 내뱉는 많은 대사들이 시청자들이 듣고 싶은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송미경이 남편 재학(지진희)에게 듣고 싶은 따뜻한 할 한마디는 무엇이었을까? 김지수는 “모든 건 사랑에서 시작됐다. 미경이 듣고 싶었던 말은 결국 진심 어린 ‘사랑해’라는 말이 아니었을까”라며 웃었다.
●배우 김지수가 전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1992년 SBS 2기 공채로 데뷔한 그는 벌써 23년 차 배우다. 김지수는 시간의 나이테를 단단한 내공으로 바꾸며 명실상부한 연기파 여배우로 우뚝 섰다. 정통 멜로, 미스터리, 사극, 영화 등 어디에 내놓아도 빛나며 배우 김지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존재감으로 대중을 사로잡는다. 대한민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믿고 보는 여배우’다.
“20대 때를 떠올려보면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았다. 내가 좋아서 시작했지만 막상 그 시절에는 즐기면서 연기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은 많은 것들을 내 안에서 이해시키며 즐겁게 연기한다. 미경처럼 힘든 캐릭터를 맡아 진이 빠지다가도 제대로 촬영했다는 생각에 개운하다. 나는 20대 때 배우 김지수보다 30대 때 내가 만들어 온 모습이 좋았다.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 나중에 시간이 더 흐른 후에 떠올릴 때도 30대보다 40대가 더 좋았다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지수에게 물었다. 송미경이 아닌 김지수로서 듣고 싶은, 그리고 다른 이에게 해 주고 싶은 따뜻한 말 한마디는 무엇일까? 김지수는 망설임 없이 “고맙다”라고 답했다.
김지수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면 된다. 이 말이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좋다. 힘이 나서 더 잘 살 수 있도록 돕는 말이고, 관계를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를 봐 주시는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그리고 나중에 시청자들이 나의 연기를 재미있게 보고 ‘고맙다’고 해주시면 더 힘이 나서 열심히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문미영기자
한국스포츠 문미영기자 mymo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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