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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식 대학서열화? 총장추천 인원 할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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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식 대학서열화? 총장추천 인원 할당 논란

입력
2014.01.2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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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입사시험과열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도입 키로 한 대학총장 추천제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삼성이 각 대학에 보낸 추천요청 인원수가 공개되자 대학가에선 '줄 세우기' '삼성식 대학서열화'라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은 "100% 오해"라며 조목조목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삼성이 지난 주 각 대학에 요청한 추천인원현황의 가장 큰 특징은 이른바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위주의 전통적인 대학서열과 크게 다르다는 점. 삼성으로부터 가장 큰 '러브콜'을 받은 대학은 뜻밖에도 성균관대로 115명이었고, 두 번째가 서울대(110명)였다. 한양대(110명)가 연세대와 고려대(이상 100명)를 제치고 서울대와 공동 2위에 오른 것, 경북대가 100명을 추천 요청 받아 연세ㆍ고려대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도 이변이다. 이밖에 부산대 90명, 인하대 70명, 경희대 60명, 건국대 50명 등이다.

이 같은 추천현황이 나오자 지난 주말 인터넷 등에선 신(新)서열화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요즘은 취업 잘되는 대학이 최고대학인데, 국내 최고의 직장인 삼성에서 원하는 대학의 순위가 매겨졌으니 이게 실질적 대학 서열 아니냐는 것이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 "전 세계 유래 없는 오만방자와 방약무인"이라며"명문대 서열이 삼성의 할당숫자로 바뀌고 대학들은 할당 인원을 늘리려고 삼성 로비에 나서며 학내에서는 추천을 받기 위한 내부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삼성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대학별 요청인원이 다른 건 ▦총장 추천제 도입 첫해이다 보니 마땅한 잣대가 없어 대학별 신입사원 합격자수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고 ▦삼성전자가 주력사인만큼 이공계에 강점이 있거나 산학협력을 맺고 있는 대학을 우선적으로 배정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만약 서울대와 연ㆍ고대 위주로 했다면 삼성이 명문대 위주로 대학서열을 고착화시킨다고 더 큰 비판을 받았을 것"이라며 "삼성이 대학을 줄 세운다거나 새로운 서열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성대가 1위를 차지한 건 삼성이 재정지원을 하는 대학으로 오래 전부터 산학협력 차원에서 반도체학과, 휴대폰학과 등 삼성주력사업과 관련 있는 특성학과를 육성해 입사자도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양대와 경북대도 삼성과 산학협력을 맺고 있으며, 인하대 아주대도 이공계 강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배정을 받았다는 게 삼성측 설명이다. 삼성 관계자는 "총장 추천을 받는 것을 마치 합격으로 오해하는 것 같다. 단지 서류전형만 면제되는 것일 뿐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는 똑같이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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