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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감사, 식사 한번…" "사건 번호는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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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감사, 식사 한번…" "사건 번호는 2012…"

입력
2014.01.2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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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에게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투약한 뒤 성폭행한 혐의(본보 1월13일자 10면)를 받고 있는 서울 청담동 성형외과 원장 최모(43)씨와 담당 경찰관이 1년여 전부터 유착관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방송인 에이미의 수술 부작용으로 전모(37ㆍ구속 기소) 검사로부터 재수술과 금품을 요구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26일 한국일보가 2012년 12월~2013년 3월 최씨와 서울 강남경찰서 김모 경사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수십 건을 입수, 확인한 결과 이들은 서로 '형' '동생'이라고 불렀다. 당시 김 경사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최씨를 조사하고 있었다.

2012년 12월13일 최씨는 '배려해주셔서 감사하다. 식사 한 번 모시겠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김 경사는 '불편하게 하지 않았나. 미안하다'고 답했다. 둘은 8일 후 청담동의 한정식 집에서 식사를 했다. 김 경사는 같은 달 26일 '내년에 골프 연습해서 같이 필드 나가자'며 최씨에게 골프 접대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 경사는 연예인 프로포폴 사건에 대해 최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기 하루 전인 지난해 1월3일 최씨에게 사건번호도 알려줬다. 이날 문자에는 '최 원장! 경찰 사건번호는 2012-02XXXX번이고 내일쯤 검찰에 서류가 넘어갈 거야'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8일 화요일 어때'라며 또 다시 식사 약속을 잡았다.

이후에도 김 경사는 '최 원장 어제 프로포폴 관련해서 검찰이 압수수색 했던데 상관없지? 걱정돼서'라고 문자를 보냈고, 최 원장은 며칠 후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김 경사를 접대했다. 최씨는 김 경사의 개인용, 업무용 휴대전화 번호를 모두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해뒀다.

김 경사는 이 경찰서 여성청소년과로 자리를 옮긴 뒤 지난해 11월 병원 여직원 성폭행 사건으로 또 최씨를 조사했다. 접수된 사건 순서에 따라 배당 받은 것이지만 김 경사는 최씨와의 관계를 보고하지 않았다. 경찰 규정상 친분 관계가 있는 사람을 수사할 때는 상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10월 최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직원 김모(35)씨가 12월 말 경찰에 최씨와 김 경사의 유착과 수사 축소 의혹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김 경사를 사건 수사에서 제외하고, 관련 의혹에 대해 내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김 경사에 대한 인사조치는 취하지 않았다"며 "늦어도 설 연휴 전까지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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