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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대 외식조리학부 이색 창업 프로젝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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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대 외식조리학부 이색 창업 프로젝트 ‘눈길’

입력
2014.01.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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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요리는 재료의 다양성과 신선도는 기본이고, 고객의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23일 오후6시30분 경북 경주시 충효동 경주대 인근 부설건물인 ‘건달바’. 이 대학 외식조리학부 학생들이 현란한 솜씨로 소금, 후추 등 각종 양념통을 번갈아 철판위에 뿌리면서 쇠주걱과 조리용 포크로 이리저리 식재료를 뒤집는 지도교수의 손놀림을 지켜보며 탄성을 질렀다. 얼굴에는 비장함과 감탄이 교차했다. 건달바는 대학이 외식조리학부 학생들의 창업을 위해 직접 메뉴를 짜고 요리를 만들며 운영까지 할 수 있도록 한 학생복지형 레스토랑이다. 외식조리학부 김보성(49) 교수는 “학생들이 아직도 요리법, 업장 운영, 손님 응대법 등 어색한 점이 많지만 경험을 통해 특급호텔 세프를 능가하는 세련된 요리사가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경주대 외식조리학부 학생들의 이색 창업 프로젝트가 막 궤도 위에 오르고 있다. 이순자 총장이 사비를 출연, 수년째 놀리던 330m² 규모의 학교 부설 건물을 2개월여 동안의 리모델링한 끝에 15일 건달바는 문을 열었다. 테이블 40여개인 이 레스토랑은 외식조리학부 3, 4학년들이 실습과 졸업 후 창업을 준비하는 엄연한 ‘대학 기업’이다.

등록 사업자도 학생 대표고, 영업장 모든 구비 서류도 일반 음식점과 똑같다.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이 예비 단계에서 이론과 실습을 익히는 외부 수업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영양소가 고루 들어있는 제철 식재료와 천연조미료를 쓴다. 식사와 요리 등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솜씨를 발휘해 올린 매출의 30%는 학교 복지기금, 70%는 식재료비와 운영비로 사용한다. 일반 식당만큼 메뉴나 서비스가 깔끔하지는 않지만 맛과 양은 전혀 손색이 없다.

이병호(24ㆍ3년)씨는 “실제로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한다고 생각하니 떨리고 칼질도 생각대로 안되지만 외식조리학부의 창업공간이 유명 요리사의 산실이 될 수 있도록 후배들에게 되물림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문을 여는 건달바 5명의 고정 직원 중 총지배격인 최경식(25ㆍ4년)씨는 “창업 과정을 모두 경험한 터라 졸업후에도 든든하다”며 “최근 저녁 손님이 늘고 있기 때문에 식재료 장바구니도 무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자 경주대 총장은 “학생들이 고객들에게 양질의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장체험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졸업 후 창업때 많은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사진설명

경주대 외식조리과 학생들이 23일 자신들이 업주가 되어 경영하는 레스토랑에서 간판음식인 철판요리를 만들고 있다.

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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