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지동원(23ㆍ아우크스부르크)과 원톱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신욱(26ㆍ울산)이 새해 축포을 쏘아올려 홍명보(45) 축구대표팀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FIFA 랭킹 53위)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 북중미의 복병 코스타리카(32위)와 평가전에서 전반 10분에 터진 김신욱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유럽파가 빠진 가운데 국내파 K리그 선수와 일본 J리그 선수만으로 전지훈련에 나선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 북중미 예선에서 최소 실점으로 본선행을 확정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일방적 공세를 펼쳐 큰 자신감을 수확했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원정 경기에서 처음 승리한 한국은 코스타리카와의 역대 전적에서 3승2무2패로 앞서가게 됐다.
한국은 30일 오전 11시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앨라모돔에서 멕시코(21위)와 올해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홍 감독은 김신욱과 이근호(29ㆍ상주)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우고 좌우에 김민우(사간 도스)와 고요한(서울)을 배치한 4-4-2 전술을 꺼내 들었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박종우(서울)-이명주(포항)의 더블 볼란테(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세운 전술)가 자리했고, 포백에는 왼쪽부터 김진수(니가타)-김기희(전북)-강민수(울산)-이용(울산)이 배치된 가운데 골키퍼는 김승규(울산)가 나섰다.
전반 10분 오른쪽 풀백인 이용이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으로 쇄도하던 고요한에게 패스를 내줬고, 고요한이 뛰어나온 골키퍼를 제치고 볼을 내주자 김신욱이 골 지역 정면에서 넘어지면서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꽂았다. 김신욱의 A매치 3호골이자 지난해 11월 러시아 평가전(1-2패) 선제골에 이은 A매치 두 경기 연속골이었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A매치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선수는 김신욱과 지난해 9월 아이티, 크로아티아전에서 득점한 이근호다.
김신욱의 활약은 득점에만 그치지 않았다. 홍 감독은 그간 주로 가동한 4-2-3-1 전술을 약간 변형해 2선 중앙 공격수를 전방에 세우는 4-4-2에 가까운 전술을 실험했다. 김신욱은 본래 자리인 최전방에만 머물지 않고 좌우 측면과 2선까지 폭넓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김신욱은 경기를 마친 뒤 "스위스, 러시아전과 마찬가지로 감독님이 정해준 역할에 충실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선수들이 다 함께 힘들여 준비한 경기에서 혼자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미안한 마음이다. 다음 경기부터는 기회마다 골로 연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 감독은 "월드컵이 열리는 2014년 첫 A매치에서 승리해 기분이 좋다"면서 "승리의 주인공은 첫 경기 승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의 빠른 공격을 적절한 타이밍에 차단했다"며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표팀 복귀설이 나왔던 박지성(33ㆍ에인트호벤)은 한 매체와의 네덜란드 현지 인터뷰에서 "대표팀에 복귀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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