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배우와 스캔들을 일으킨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7년간 동거해온 '퍼스트레이디'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와 결국 헤어졌다.
올랑드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개인 자격으로 밝히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현재 동겨녀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와 부부 관계를 끝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연예주간지 클로저가 올랑드 대통령이 여배우 쥘리 가예와 사귀고 있다고 최초로 보도한 지 약 2주 만에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트리에르바일레와의 결별 소식을 밝히기 몇 시간 전 미국시사주간 타임지와 인터뷰를 갖고 "사생활은 때때로 '하나의 도전'"이라면서 "그것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왜 그토록 사생활을 보호하는 데 확고했는지에 대해 설명하며 "내가 처한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보여줄 수가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대통령이든 대통령이 아니든 개인은 사생활을 가질 권리가 있다"며 "그러나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책무와 의무가 주어진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금껏 결혼이 아닌 동거 형태로 부부생활을 유지해왔다.
2007년 첫 동거녀인 세골렌 루아얄 전 사회당 대표와 헤어지고 난 후 새로 만난 '파리 마치' 기자 출신인 트리에르바일레와 지난 7년간 동거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올랑드가 2012년 대통령에 당선되자 트리에르바일레가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왔다. 일반적으로 법적 결혼 상태가 퍼스트레이디의 조건이지만, 프랑스는 동거 형태도 관습적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올랑드 대통령이 트리에르바일레와의 부부관계를 확실히 정리하지 않은 시점에서 가예와 바람을 핀 사실이 폭로되면서 세계적인 스캔들로 비화했다. 트리에르바일레는 그의 외도 소식에 충격을 받고 일주일 넘게 병원에 입원하며 마음을 추스르기도 했다.
한편 올랑드 대통령과 가예의 연인설이 알려지면서 프랑스에서는'대체 퍼스트레이디를 누구로 여겨야 하느냐'며 여론이 악화됐다. 특히 한 국가의 안방 주인으로 국ㆍ내외 정상들과의 주요 자리를 빛내는 퍼스트레이디가 올랑드 대통령의 외도로 바뀌는 부끄러운 형국을 맞자, 프랑스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럴 바에는 아예 "퍼스트레이디 제도를 없애자"는 주장까지 제기될 정도다.
올랑드 대통령은 당분간 '독신남'으로 국정활동을 하며 근신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이 당장 가예를 퍼스트레이디 자리에 앉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사태로 프랑스인 54%가 "대통령의 배우자는 어떤 역할도 하지 않고 정부가 지원도 해주지 않아야 한다"고 여론조사기관 BVA의 설문에 답하는 등 퍼스트레이디의 지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퍼스트레이디는 아무런 법적 지위가 없지만 트리에르바일레는 운전사와 비서 등 5명의 직원을 두며 각종 정부 지원을 받아왔다.
올랑드 대통령도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최근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미래에는 엘리제궁에 퍼스트레이디가 없었으면 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랑드 대통령의 고문들도 당분간은 '독신남 대통령'으로 남아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실제 올랑드 대통령은 가예와의 스캔들이 터진 이후 네덜란드와 바티칸을 동거녀 없이 혼자 다녀왔다. 올랑드 대통령은 다음 달 11일 미국 공식 방문 때도 퍼스트레이디 없이 혼자 미국에 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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