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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발 금융위기] 아르헨 13년 만에 다시 외환 위기… 페소화 올 20%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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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발 금융위기] 아르헨 13년 만에 다시 외환 위기… 페소화 올 20% 폭락

입력
2014.01.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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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달러당 6.52페소였던 아르헨티나 환율이 지난 24일 장중 심리적 마지노선인 8페소를 결국 뚫었다. 페소화 가치는 올해 20%나 폭락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환율방어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지난 2001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며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아르헨티나가 통화가치 폭락과 올해 30% 정도로 예상되는 물가 상승으로 13년만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민은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페소를 달러로 바꾸기 위해 달러매매 규제를 피해 암시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암시장 환율은 달러당 13페소 수준이다. 페소화 폭락세가 계속되자 아르헨티나 정부가 뒤늦게 미국 달러화 매입 규제완화를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설상가상 외화보유액도 7년만의 최저인 293억달러까지 감소했다. 외화보유액이 300억달러를 밑돈 건 2006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아르헨티나의 위기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와 함께 세계 원자재 시장의 큰 손인 중국의 성장둔화 조짐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부분의 생필품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아르헨티나는 디폴트 진통을 겪고 난 뒤 원자재 시장 호황으로 콩, 옥수수 등 주력 농산품 수출이 크게 늘었다. 각종 사회정책에 정부재정을 투입할 여력이 있었고, 부채가 늘면 돈을 찍어 갚는 식으로 대응했다.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에 바통을 넘겨 받아 2007년 대권을 잡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은 빚이 늘더라도 정부 재정으로 서민층을 지원하는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을 지속했다.

하지만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원자재 시장이 침체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수출이 줄고 달러화 유입이 마르며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거센 평가절하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24.6% 하락했다. 물가도 그만큼 치솟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뇌수술로 몇 달 동안 국정에 손을 놓았다. 그 사이 페소화 가치는 더 가파르게 꺾였다. 지난해 12월엔 경찰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한 틈을 타 식료품점 약탈이 전국으로 번졌다. 금융위기에 사회불안까지 겹치는 모양새다. 카를로스 드 앙젤리스 부에노스아이레스대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곧 시작되는 연례임금협상에서 노조가 얼마나 임금인상을 요구할지 여부"라며 "이는 아마도 정치ㆍ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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