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가 "KB국민ㆍNH농협ㆍ롯데카드 등 카드 3사에서 유출된 1억여 건의 고객 개인정보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지 않다"고 해명하는 과정에서 엉터리 주장을 하자,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사 공식 트위터가 오류를 지적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해프닝은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최근 유출된 카드사들의 개인정보가 이미 불법 유통되고 있다'는 일부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시작됐다. 정 부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기사에 보도된 유출 정보는 MS의 엑셀파일로 돼 있지만 카드사에서 유출된 정보는 텍스트파일 형태였다. 법무부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텍스트파일은 엑셀파일로 변환이 안 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보도된 후인 이날 오후 8시쯤 MS고객지원 공식 트위터에는 "텍스트 문서를 엑셀로 가져오는 방법"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텍스트 파일 내 문서 내용이 구분 기호(쉼표 등)로 나뉘어 있거나 너비가 일정한 지 등을 확인, 그에 맞게 체크하고 엑셀 통합 파일로 저장하면 변환이 가능하다며, 텍스트 파일을 엑셀파일로 손쉽게 전환하는 과정을 설명해 놓았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금융위와 법무부의 거짓 해명에 MS가 일침을 놨다"며 관련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 퍼 날랐다. 잘못된 해명에 대한 비판여론이 확산되자 금융위 관계자는 "텍스트파일이 엑셀파일로 변화되지 않는다는 내용은 검찰에서 밝힌 내용으로 정 부위원장이 검찰 발표 내용을 단순히 전달한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문서작업 같은 일은 직접 하지 않아도 되는 높은 분들이라 몰랐을 것"이란 비아냥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검찰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개인정보는 카드3사에서 빠져나간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검찰이 압수한 파일은 텍스트 파일이었지만, 브로커가 제시한 파일은 엑셀 파일이고, 브로커는 8월부터 롯데카드 정보가 유통됐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사태의 유출범이 롯데카드 정보를 빼간 시기는 12월로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MS는 "고객지원 트위터는 고객의 질문에 신속하게 대답하기 위해 운영되며, 누리꾼 질문에 대한 통상적 답변이었는지 아니면 금융위 해명의 오류를 발견하고 고객센터 직원이 자발적으로 올린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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