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조기 전당대회가 사실상 8월로 미뤄지면서 5월 초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이 조기에 달아오르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가 당의 간판이 돼 6월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은 물론 '미니 총선'이 될 7ㆍ30 재보선도 진두지휘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최근 5월15일 임기가 종료되는 황우여 대표의 후임자를 선출할 전당대회를 8월에 실시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대신 같은 날 임기가 종료되는 최경환 원내대표의 후임은 예정대로 5월 초에 선출키로 했다. 의정활동을 총괄해야 할 원내대표를 비워둘 수 없는 만큼 차기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면서 지방선거와 재보선을 치르는 것은 물론 8월 전당대회 경선 관리까지 맡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실세 원내대표'를 노리는 물밑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남경필(5선)ㆍ이주영(4선)ㆍ김기현(3선)ㆍ유승민(3선)ㆍ이완구(3선)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남경필 의원은 '경기지사 차출론'을 거부한 채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선을 준비하고 있고, 지난해 아깝게 고배를 마셨던 이주영 의원도 실질적인 재도전에 나선 지 오래다. 유승민 의원은 지역ㆍ계파를 망라해 고른 지지를 받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이완구 의원은 '충청권 역할론' 바람을 타고 있다.
특히 그간에는 수도권 출신으로 비주류 소장ㆍ개혁파 기수로 꼽히는 남경필 의원이 가장 앞서 있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최근 친박(親朴) 주류 진영이 홍문종 사무총장 대신 충남지사를 지낸 이완구 의원으로 세를 결집시키면서 계파간 정면승부 양상이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게다가 남경필ㆍ이완구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 맞대결은 20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차기 당 대표 경선과도 맞물려 사실상 향후 여권의 권력지도를 재구성할 전초전 성격까지 띄고 있다. 벌써부터 당내에선 친박 주류진영이 '서청원 당 대표ㆍ이완구 원내대표' 체제로 박근혜 정부의 중ㆍ후반기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이는 당권 도전 의지를 천명한 김무성 의원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비주류 원내대표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차기 전당대회에 앞서 5월 원내대표 경선도 친박 주류와 비주류간 대회전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는 여권 내에서도 권력투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