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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공공미술의 평가방식, "야유·훼손·철거 요구… 주민 반응도 작품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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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공공미술의 평가방식, "야유·훼손·철거 요구… 주민 반응도 작품 일부"

입력
2014.01.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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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서울 청계천 입구 청계광장에 대형 소라 모양 조형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 팝아티스트 클래스 올덴버그가 만든 '스프링'이란 이 작품은 즉각 논란에 휩싸였다.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부터 청계천을 상징하는 작품을 왜 외국 작가가 만드냐는 항의까지. 작품 가격 색깔 위치 의미 작업 방식까지 모든 것이 도마 위에 올랐고 온라인에서는 반대 서명 운동이 벌어져 수 천명이 참여했다.

'스프링'이 겪은 시련은 공공미술이라는 장르의 특징을 말해주는 대표적 사례다. 갤러리 안에 얌전히 놓였다가 수집가의 거실로 자리를 옮기는 일반 작품들과 달리 공공미술 작품은 야외에 놓여 햇빛과 비바람, 대중의 수많은 시선에 노출된다. '대중'이라는 무심한 단어는 상황에 따라 모습을 바꾸며 공공미술 작품을 한시도 가만히 두지 않는다. 2006년 전시 행정의 대표격이라 비난 받던 '스프링'은 2008년 광우병 논란 당시 반정부 운동의 거점으로 변신했다. 숭례문 방화 때는 소라의 뾰족한 끝이 풍수지리상 불의 형상을 의미해 화재의 원인이 됐다는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지금은 청계천을 찾는 사람들이 던지는 동전의 염원을 받아내며 비교적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언제 다시 구설에 오를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공공미술의 동네북과 같은 운명은 여론 창출의 잠재성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반 미술 작품은 전시됨으로써 작업이 종료되지만 공공미술 작품은 전시와 동시에 역할을 시작합니다. 도심 광장이나 동네 어귀에 낯선 조형물이 들어서면 가만히 있던 주민들이 마치 잠잠한 호수에 돌멩이가 떨어진 것처럼 온갖 의견을 제시하는 모습이 그런 거죠." 사회적기업 티팟 조주연 대표의 말처럼 공공미술의 고유한 특성은 그것을 평가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을 가능케 한다. 통상 미술 작품은 얼마나 잘 팔리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리지만, 여론의 생산ㆍ확대 기능을 가진 공공미술은 반대 여론에 의한 훼손과 철거까지 작품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는 주민의 철거 요구를 공공미술 작품의 실패 또는 사업의 실패로 보는 기존의 시각과 맞선다. 미술평론가 이호식 씨는 "성과 위주의 평가 방식을 예술에 적용해서 일어나는 오해"라고 말한다. "작가는 주민들이 작품에 야유를 보내든 낙서를 하든 그 반응 자체에 관심이 있습니다. 공공미술이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관계의 영역인 이유입니다."

황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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