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인 마르코 루비오(43ㆍ플로리다ㆍ사진) 상원의원은 24일 "아시아에서 미국은 없어서는 안 될 강대국의 입지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의원은 이날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초청강연에서 "미국은 태평양 파워로서 경제적 군사적 외교를 이용해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말뿐이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아시아에 대한 군사적 주둔을 확대하겠다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루비오 의원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신사 참배 등과 관련한 한일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미국이 역사를 바꿀 수 없다"면서 "미국은 (아시아의) 역사적 과거와 함께 이 지역 내 다른 우방국과 미래로 나가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한일 양국이 함께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루비오 의원은 최근 북한이 공개서한을 통해 유화적 대화 제의를 하는 것에 대해 "도발하고 대화 용의가 있다고 하는 것은 오래된 북한의 행동패턴"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민감한 기술을 나쁜 나라에 수출하고 주민을 억압하면서 미국인을 사실상 인질로 잡고 한국에 군사도발을 하고 있다"며 "우리가 아무리 좋은 의도로 대해도 평양이 그것을 악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고 북한에 퍼주기만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중국의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 선포는 중국의 미래 방향을 우려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중국의 경제ㆍ군사적 힘의 증대가 충돌과 불안정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을 억제하려는 것이 아니고 중국이 평화적으로 힘을 기르길 바라는 것"이라며 "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등) 역내 동맹국과의 불협화음이 증대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문제에 대해 "TPP가 완료되면 한국 등과 같은 국가가 합류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원외교위원회의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간사인 루비오 의원은 아시아 지역 순방 차 한국을 찾았다. 쿠바 이민자의 아들인 그는 미국 최대 정치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라틴아메리카계(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를 받고 있어 공화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힌다. 그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 뒤 25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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