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죽은 철새가 발견되자 방역당국이 철새 대책 강화에 나섰다. 현재까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된 철새 사체 6건 중 5건은 모두 동림저수지(전북 고창군)에서 나왔지만, 다른 지역에서 확진 확률이 높거나 간이검사로 AI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어 선제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충남 당진시 삽교호에서 폐사한 가창오리 19마리도 AI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부검결과 AI 감염의심 증상이 보였다"고 말했다. 삽교호는 떼죽음당한 가창오리로부터 AI 바이러스가 발견된 동림저수지로에서 140㎞ 정도 떨어져있다. 이날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은 가창오리 사체가 발견된 금강하구(서천군)에 이어 AI의 충남 확산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더구나 부산(을숙도), 울산, 경기(화성 안성), 충북(단양 제천), 경북(고령), 제주 등 전국에서 수거한 철새 폐사체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라, 최악의 경우 AI의 전국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을숙도에서 채취한 철새 배설물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되긴 했지만 지난해에도 철새 분변을 수거해 450건의 저병원성 AI 바이러스를 확인한 바 있어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철새 경보시스템, 철새 이동경로 파악 등을 강화하고, 농가엔 철새차단방역 요령을 나눠주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철새가 이번 AI의 원인이라 하더라도 AI 바이러스 전파는 결국 접촉에 의한 것이므로 농가 단위에서 소독 및 통제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현재까지 방역범위 밖에서 추가 감염신고는 들어오지 않았고, AI 확진 농가도 더 늘어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AI의 잠복기(7~21일)를 감안하면 이번 주말이 AI 확산 여부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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