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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강국 한국·핀란드·폴란드엔 ○○○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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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강국 한국·핀란드·폴란드엔 ○○○이 있더라"

입력
2014.01.2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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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교육현실 타파하려는 탐사보도 기자의 추적"핀란드엔 뛰어난 시스템… 폴란드엔 교사의 자율권… 한국엔 어디를 가도 학원무엇보다 이 세 나라엔 학교·부모의 목적 의식 뚜렷"

지난해 여름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사교육 열풍을 대서특필했다. 신문은 1년에 400만달러(약 43억원)를 버는 스타 영어강사 앤드류 김의 사례를 통해 '학원'(Hagwons)으로 대표되는 한국 사교육 시장의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면을 상세히 다뤘다. 이 기사를 쓴 탐사보도 전문기자 아만다 리플리의 신간 는 교육 강국 핀란드, 폴란드, 한국과 미국을 비교함으로써 미국 교육의 현실을 보여주고자 하는 책이다.

교육 문제는 너무 말랑말랑한 소재라고 여겨 영향력 큰 주제인 테러, 비행기 추락 등을 주로 다뤘던 그가 교육 문제로 시선을 돌린 것은 2010년 하나의 표를 보고 충격에 빠졌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을 포함한 세계 65개국의 만 15세 학생 51만명이 참가한 2009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미국이 수학 26위, 과학 17위를 기록한 것이다. 낮은 수학, 과학 점수는 곧 비판적 사고 능력의 부재를 뜻한다고 판단한 저자는 PISA 성적이 높거나 많이 향상된 나라들의 면면을 살펴 봤다. 저자는 그렇게 선택한 3개의 교육 강국 핀란드, 한국, 폴란드의 비밀을 밝히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책은 교환학생 신분으로 각 나라에서 생활한 아이들의 체험과 각국 교육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함께 녹여 완성했다.

오클라호마의 시골 마을에서 핀란드로 간 열다섯 살 소녀 킴이 전한 핀란드 교육은 유토피아라 해도 좋을 양질의 시스템에 바탕을 두고 있다. 우선 핀란드의 교원 양성 과정은 매우 혹독하다. 명문대학에 교원 양성 프로그램이 있는 경우가 드문 미국과 달리 핀란드의 교원 양성 대학은 미국으로 치면 매사추세츠공대(MIT) 정도의 높은 입학 기준을 갖고 있다. 저자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동의로 핀란드인들은 학교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강조한다.

펜실베이니아의 톰은 폴란드로 갔다. 폴란드는 아이들의 사고력이 최근 급격히 향상된 사례로 선택된 나라다. 폴란드 정부가 교사들에게 교과서와 커리큘럼을 선택할 자율권을 주는 동시에 교사 재교육을 강화하는 획기적인 교육 개혁안을 1990년대 후반 도입한 덕분이다.

미네소타에서 부산으로 간 에릭의 이야기에서는 한국 교육 체계를 바라보는 객관적인 외부의 시선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제도나 정책뿐 아니라 시스템 뒤에 숨은 사람들의 의식과 사회적 풍토까지 함께 드러나는 점이다. 아이들이 하루 12시간 이상 학교에서 보내며 공부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동 철인 경기 문화'와 더불어 골드만삭스 등이 투자할 만큼 정교하고 수익성 좋은 한국의 '학원 비즈니스'가 똑똑한 아이들을 만드는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등장한다.

물론 저자는 핀란드, 폴란드, 한국의 교육 역시 복잡하고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덧붙인다. 학급의 3분의 1이 머리를 책상에 박고 잠을 자는 한국의 과학 수업에 대한 묘사나 시험 점수 집착 때문에 발생한 근친살인 등을 언급하며 한국 교육 시스템의 모든 면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들 세 나라에, 자유를 가장한 안일함을 고수하는 미국 학교와 부모들에게 없는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 교육의 병폐를 지적하려는 책이지만 한국 교육 현실의 가능성과 한계를 생각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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