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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음향장비 전당포에 맡기고 도박한 비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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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음향장비 전당포에 맡기고 도박한 비보이

입력
2014.01.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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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세계 대회에서 수상하면서 한국 최고의 비보이 그룹으로 꼽혔던 '갬블러'의 리더가 인터넷 도박에 빠져 범죄자로 전락했다. 장비를 빌리거나 훔쳐 전당포에 맡기고 도박자금을 대던 그는 한달 여 간격을 두고 두 차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빌린 음향장비와 카메라 등을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비보이 출신 클럽 DJ 김모(33)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경기 대전 등지의 행사 기획사들과 장비업체에 하루 6만~25만원을 내고 빌린 시가 1억1,000여만원 상당의 음향기기 등을 전당포에 맡겼다. 김씨가 전당포에서 받아낸 돈은 장비 당 약 300만원으로, 13회에 걸쳐 3,700여만원에 달한다. 김씨는 사정을 눈치 챈 전당포 주인의 신고로 지난 17일 긴급 체포됐다.

도박에 빠진 김씨는 자신이 일하는 클럽에서 음향기기를 훔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6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클럽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장비 800만원어치를 훔친 뒤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챙겼지만 바로 관악경찰서 경찰관에게 붙잡혀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김씨는 600만~700만원의 월 수입을 모두 도박에 쏟아 붓고도 모자라 생활비와 도박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인 행사기획사 스타컴퍼니의 이주용 대표는 "김씨가 비보이로서는 실력자로 알려져 있지만 도박에 빠져 문제가 많았다"며 "기획사 대표들과 장비업체들도 관련 업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김씨를 믿고 기기를 대여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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