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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범 4명 체포… 한국인 노린 건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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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범 4명 체포… 한국인 노린 건 아닌 듯

입력
2014.01.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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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에서 무장괴한에게 납치된 한석우 코트라 트리폴리 무역관장이 피랍 사흘만인 23일 무사히 석방됐다.

정부 당국자는 "한 관장은 피랍기간 중 폭력이나 가혹행위는 당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구출 직후 가족들과 통화를 했고 건강에도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한 관장은 우리 대사관이 제공한 숙소에 머물며 건강검진을 받고 휴식을 취하면서 귀국 시기를 정할 예정이다.

납치범은 현지의 소규모 무장그룹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리비아는 워낙 치안이 불안하고 많은 사람들이 무기를 소지하고 있다"며 "납치범들의 정확한 신원은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리비아 정부는 22일(현지시간) 오후 5시쯤 트리폴리 시내의 은신처를 급습, 납치범 4명을 전원 체포했다. 리비아는 2011년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내전이 길어지면서 곳곳에서 무장세력이 출몰하고 있다.

구출과정에서 교전이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리비아 정부가 납치범들의 동태를 면밀히 파악해 신속하게 제압했다는 얘기다. 이 당국자는 "리비아 당국이 설득과 위협을 병행한 작전을 효과적으로 실시해서 납치범들의 별다른 저항 없이 한 관장을 구출했다"고 설명했다. 구출과정에는 리비아 보안당국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납치범들은 사건 초기부터 한 관장의 '몸값'으로 수백만 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납치범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리비아 정부와 공조를 강화했고 결과적으로 성과를 거뒀다. 외교부는 리비아 무장단체의 '한국인 표적설'에 대해 "한 관장이라는 특정인을 겨냥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는 아니다"며 "한국인을 노린 것 같지도 않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건 직후 리비아 대사를 지낸 조대식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을 특사로 현지에 급파, 리비아 정부의 인질 석방작전을 측면 지원해왔다. 박근혜 대통령도 스위스 순방 도중 사건을 보고받고 안전한 석방을 위해 정부 차원의 모든 노력을 기울이도록 지시했고, 박 대통령을 수행 중이던 윤병세 외교장관은 리비아 외교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치안사정이 열악한 일부 재외공관의 경우 공관차량을 방탄차로 바꾸고 공관 경호를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검토해 안전수준을 최대한 높여나갈 방침이다. 한 관장은 앞서 19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20일 오전 0시30분)쯤 퇴근하던 길에 개인화기 등으로 무장한 괴한 4명에게 납치됐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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