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 도전 정신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충북 충주 중앙중학교 김영식(51)교사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19일간의 일정으로 학생들과 함께 히말라야 오지탐사를 다녀왔다. 김 교사가 꾸린 탐사대에는 전국에서 중학생 12명, 고교생 8명, 대학생 7명과 교사 및 학부모 26명 등 모두 53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지역에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고산체험을 하고 10여개 두메 마을을 돌며 고산족 특유의 문화를 익혔다. 해발 2,000m 산자락에 위치한 바리부리 학교를 찾아 학용품 세트, 축구공과 배구공, 구급약품 등 위문품을 전달하고 즉석에서 네팔 어린이들과 함께 작은 운동회도 열었다.
김 교사가 히말라야 탐사대를 처음 만든 것은 2005년 1월. 이후 매년 겨울방학이면 정례 행사로 이어져 이번 탐사가 10번째다.
김 교사는 "이번에는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 다문화가정 청소년 3명과 복지시설 청소년 3명이 동참해 의미가 더 컸다"고 말했다.
'청소년과 교사들의 아름다운 도전'이란 주제로 구성되는 탐사대의 1인당 참가비는 300만원 정도다. 의류와 장비는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이 해마다 지원해주고 있다.
네팔 어린이들에게 전달할 학용품과 선물 등은 참가 학생과 교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마련한다.
탐사대는 희망자로 구성한다. 이번에는 50명 모집에 전국에서 130명이 지원해 서류심사 등을 거쳐 결정했다. 선발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심사위원까지 위촉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선발된 대원들은 조령산 등산학교에서 숙식하며 3차 훈련까지 한다.
그동안 탐사대는 히말라야 오지에 많은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 2009년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빈민촌에 있는 바니빌라스세컨드리 학교와 자매결연한 탐사대는 이듬해 2,000만원을 들여 도서관을 지어줬다. 주위의 성금도 모아 오지학교에 책과 의류, 학용품을 전하면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에베레스트, 아콩카구아, 엘브르즈 등을 등정한 산 사나이인 김 교사는 청소년들에게 도전 정신을 심어주는 일에 일찍부터 앞장서왔다.
2002년 충주 중앙중 가금분교 학생과 충주 성모학교의 시각장애인 학생들로 '꿈나무 원정대'를 만들어 히말라야 피상피크봉(해발 6,091m) 동계등반에 성공했다. 2006년에는 청소년 가장, 시각장애 청소년, 교포 청소년들이 참여한 '희망찾기 탐사대'를 결성해 뉴질랜드 북섬 최고봉 루아페후(해발 2,797m)등정을 이끌었다.
김 교사는 "대자연을 접한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장애우, 다문화 청소년들의 참가를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충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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