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원의 월급을 받는 직장인은 늦어도 3월부터 실수령액이 3만원 줄어든다. 월 2,000만원을 번다면 다달이 최대 39만원을 덜 받게 된다. 반면 월 급여 500만원 이하는 월급이 그대로거나 약간 늘어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세법개정에 따라 이런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등 22개 법안의 시행령 개정안을 24일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의견수렴, 국무회의 등을 거쳐 다음달 21일 공포 후 시행된다.
개정세법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소득세 최고세율(38%) 적용 과세표준 구간 조정(3억→1억5,000만원) 등으로 간이세액표가 바뀌는 근로소득세다. 간이세액표는 기업이나 사업자가 근로자의 급여에서 소득세를 원천징수 할 때 사용하는 기준이다
간이세액표상 소득수준을 보면 급여가 월 600만원 이상인 근로자부터 세 부담이 늘어난다. 매달 600만원을 버는 경우 1인 가구는 월 51만→54만원, 3인 가구는 월 38만→41만원, 4인 가구는 37만→40만원 등 각각 3만원씩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식구 수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월 700만원은 6만원, 900만원은 9만원, 1,000만원은 11만원 정도 실수령액이 깎인다고 보면 된다.
특히 올해부터 최고 세율을 적용 받는 연 소득 1억5,000만원 근로자의 세금 부담은 큰 폭으로 늘었다. 식구가 3명에 월 1,500만원을 번다면 매달 원천징수세액은 300만원으로 전보다 19만원, 월 2,000만원 소득자는 486만원으로 39만원 늘어난다. 각각 소득의 5분의 1, 4분의 1을 납부해야 하는 셈이다.
반면 월 500만원 이하 소득자는 원천징수세액이 거의 같다. 월 소득 300만~500만원의 1인 가구는 오히려 세금이 매달 1만원씩 줄어든다. 세법개정에서 총 급여 3,4500만원 이하는 세 부담을 줄이고, 3,450만~5,500만원은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간이세액표상 원천징수는 평균을 적용한 값이라 각 개인이 실제 부담하는 세금은 각종 공제, 식구 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연말정산 때 세금을 돌려받거나 더 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낙회 세제실장은 "연말정산 때 추가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천징수액을 조정했다"라며 "본질적으로 원천징수를 많이 하면 연말정산 때 더 돌려받고, 적게 하면 덜 돌려받는 것이니 세 부담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해당 내용은 2월 월급을 다음달 21일(시행일) 전에 받는다면 3월 급여부터, 후에 받는다면 2월 급여부터 적용된다.
개정안에는 이밖에 중소기업 세금 지원 확대, 중소ㆍ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 과세 완화 등이 담겼다. 종교인 과세는 2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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