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결국 북상했다. 금강하구에서 폐사한 가창오리가 AI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고, AI 발병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창오리 떼가 대거 금강하구로 올라옴에 따라 방역범위 확대가 불가피해졌다.
박용호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23일 "금강(충남 서천군)에서 죽은 가창오리 3마리에 대한 유전자검사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일단 부검 결과 전형적인 고병원성 AI 감염증상이 나타나 동림저수지(전북 고창군)에서 폐사한 가창오리와 같은 고병원성 H5N8형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80% 이상"이라고 말했다. 만약 확진 판정이 나면 전북 외에 다른 도에 AI가 확산된 첫 사례다. 금강하구는 동림저수지에서 직선으로 55㎞ 떨어져 있어 AI 발생지로부터 반경 10㎞인 방역범위 밖이다.
더구나 이날 환경부에 따르면 20, 21일 1, 2차 발생지인 전북 고창과 부안에 눈이 내려 22일 가창오리 7만여 마리가 먹이를 찾아 금강하구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가창오리는 금강호 17만 마리, 동림저수지 12만 마리, 영암호(전남 영암군) 5만5,000마리, 삽교호(충남 당진시)에 1만9,000마리가 월동 중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금강하구의 가창오리 폐사체 발견지역을 중심으로 반경 10㎞의 방역망을 추가로 구축하고, 농가의 이동제한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살(殺)처분 보상금은 설 전에 일부가 지급되도록 했다.
그나마 다행히 최초 발생농장(고창)에서 차량이 이동했거나 새끼오리를 분양 받은 경기 안성시 등의 24개 농장에선 정밀검사 결과, 이날 모두 AI 음성 판정을 받았다. 또 고창 해리면 오리농장이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은 것 외엔 원래 방역범위 밖에서 추가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