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와 클라이드는 말이지….”
94년 개봉한 영화 속에서 은행원(여균동)은 보니와 클라이드의 광신도다. 각종 억압을 겪은 그는 보니와 클라이드처럼 현실의 벽을 깨부수길 바란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도대체 어떤 인물이길래 저항의 상징이 됐을까.
EBS 고전영화극장이 24일 밤 11시 40분 아메리칸 뉴 시네마(American new cinema) 효시로 불리는 (연출 아서 펜)를 방송한다. 1930년대 무장 강도 실화를 바탕으로 1967년 제작한 는 미국에서 란 제목으로 개봉했다.
‘대공황 시대 미국 남부 지역에선 삶이 팍팍할 수밖에 없었다. 보니(페이 더너웨이)는 집 앞에서 어머니 차를 훔치려던 클라이드(워렌 비티)를 만난다. 무장 강도 혐의로 감옥살이를 했던 백수 클라이드는 거세게 덤비는 보니에게 매력을 느꼈다. 서로 끌린 보니와 클라이드는 총을 들고 은행과 상점을 턴다. 이들은 클라이드의 형 부부와 함께 스스로 갱이라고 부르지만 가난한 농민의 돈을 빼앗지 않는 행동으로 화젯거리가 된다.’
미국은 60년대 말 베트남 전쟁을 둘러싼 신구 세대의 갈등이 사회 문제였는데, 는 당시 비극적 카타르시스를 제공한 걸작이란 평가를 받았다. 대공황과 베트남 전쟁이란 모순을 겪은 미국 젊은이들은 분노와 욕망에 따른 파멸을 보여준 보니와 클라이드에게 열광했다.
는 관람등급제 덕분에 섹스와 폭력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당시 선정적이란 비판이 쏟아졌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의 열정과 유럽의 진지함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초기 각본에는 클라이드가 양성애자로 설정돼 클라이드가 남녀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이뤘다. 하지만 아서 펜 감독이 제작자를 설득해 양성애자 설정을 없앴다. 남자 주인공이자 제작자였던 워렌 비티는 흑백 영화로 만들길 바랐지만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밖에 촬영 장소나 일정에서도 갈등이 끊이질 않았다.
청년 실업과 빈부 격차가 사회 문제가 된 우리 사회에도 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상준기자
한국스포츠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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