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야구는 ‘올드보이(Old Boy)’ 열풍이 강타했다. LG ‘큰’ 이병규(40)는 타율 3할4푼8리로 역대 최고령 타격왕에 올랐다. 또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 10연타석 안타 기록을 새로 갈아치웠다. 세월의 흐름을 이겨낸 눈부신 성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 역시 최고령이다.
3년 공백을 딛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39) 역시 전성기 구위를 연상시키는 시속 140㎞ 중반대의 직구와 노련한 볼 배합으로 부활을 알렸다. 자리를 가리지 않고 전천후 활약하며 5승6패 9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43을 올렸다.
▲박명환-신윤호, 생존 경쟁 뚫을까
한국 야구를 주름잡았던 두 명의 잊혀진 투수가 돌아왔다. 통산 102승을 거둔 박명환(37)이 NC에 새 둥지를 틀어 4년 만의 그라운드 복귀를 앞두고 있다. 2008년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2001년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 신윤호(39) 역시 SK에서 마지막 야구 인생을 준비 중이다.
한 차례 야구를 관뒀던 이들의 공통 키워드는 절실함이다. 그라운드를 떠나 있는 동안 야구에 대한 열망은 점점 커져만 갔다. 아팠던 부상 부위도 말끔히 나아 공을 마음껏 뿌릴 수 있다. 직구 속도 또한 140㎞ 초반대까지 올라왔다. 스프링캠프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면 공의 위력은 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1군 진입 여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없는 풍부한 경험은 이들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손민한의 성공적인 재기 사례도 이들의 부활 가능성을 기대하게끔 만들고 있다.
▲베테랑의 기록 잔치는 현재 진행형
이병규의 기록 잔치는 계속된다. 이병규는 올해 28개의 안타를 추가하면 통산 2,000안타를 달성한다. 프로야구 역사상 양준혁(은퇴ㆍ2,318개), 장성호(37ㆍ롯데ㆍ2,071개), 전준호(은퇴ㆍ2,018개) 등 3명만 밟은 고지다. 이병규가 2,000안타 달성 시 40세의 나이로 2008년 당시 39세에 이 기록을 세운 전준호를 넘어 최고령 타자로 이름을 올린다. 또 최소 경기 기록도 따라온다. 이병규는 지난해까지 LG 유니폼을 입고 14시즌을 뛰는 동안 통산 1,624경기에서 1,972안타를 기록했다. 산술적으로 현재 최소 경기(1,803경기) 2,000안타 기록 보유자인 양준혁보다 무려 150경기 이상 단축할 수 있다
현역 최고령 투수인 류택현(43ㆍLG)은 투수 최초 통산 900경기 출전을 눈 앞에 뒀다. 1994년 OB(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지난해까지 19시즌을 뛰며 899경기에 등판했다. 류택현은 올 시즌에도 왼손 스페셜리스트 중책을 맡을 예정이다. 그는 또 통산 122홀드로 이 부문 기록 보유자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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