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막판 스퍼트를 올릴 때다. 하위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안양 KGC인삼공사가 극적인 6강 진출을 노린다. 21일 현재 11승25패로 9위에 자리했지만 6위 오리온스와 승차는 아직 5경기에 불과하다. 남은 16경기 모두 총력전 태세다.
KGC인삼공사가 기대를 거는 부분은 '빅3' 오세근(27ㆍ200㎝)-김태술(30ㆍ180㎝)-양희종(30ㆍ194㎝)과 상무 전역을 앞둔 박찬희(27ㆍ189㎝)의 결합이다. 이들은 2011~12시즌 동부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맹활약하며 KGC인삼공사의 첫 우승을 이끈 주역들이다. 박찬희는 29일 제대한다.
무엇보다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던 '빅3'의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지난 시즌 발목 수술 탓에 통째로 쉰 오세근이 점점 출전 시간을 늘려 예전 위력을 되찾아 가고 있다. 아직 기복은 있지만 코트 장악력이 뛰어난 오세근의 존재 만으로 팀에 큰 힘이 된다.
야전사령관 김태술도 무릎 부상을 털고 코트를 누비고 있다. 통증은 남아있지만 급박한 팀 상황 때문에 묵묵히 참고 뛴다. 왼쪽 종아리가 안 좋은 양희종 역시 부상 투혼을 발휘 중이다. 이상범 KGC인삼공사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고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박찬희의 가세는 천군만마와 같다. 박찬희는 빠른 공격 전개 능력과 압박 수비가 뛰어나다. 또 김태술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최고의 카드다. 물론 복귀 후 팀에 적응하려면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릴 수밖에 없지만 팀은 분명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박찬희가 들어오면 김태술의 짐을 덜 수 있어 팀 자체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5라운드부터는 치고 올라가겠다"고 밝혔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 또한 "KGC인삼공사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고 전반적으로 수비도 끈끈해졌다"며 "박찬희가 합류하면 더 강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KGC인삼공사가 대반전으로 6강에 갈 경우 플레이오프 판도는 확 달라진다. 포지션마다 국내 최고의 선수들이 자리한데다 기량도 한창 절정에 오를 시기다. 우승을 한 차례 경험했던 만큼 큰 경기도 즐길 줄 안다. 선두권 3팀인 모비스, SK, LG가 KGC인삼공사를 유독 경계하는 이유다. KGC인삼공사는 프로농구 후반기 태풍의 눈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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