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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주택담보대출 구조개선 시늉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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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주택담보대출 구조개선 시늉만

입력
2014.01.2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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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금리 상승이나 주택가격 하락으로 생길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구조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외국계 은행과 비교해 국내 은행들의 호응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구조개선 추진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을 기준 은행권의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15.9%로 전년(14.2%)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도 18.7%로 전년(13.9%)보다 4.8%포인트 상승했다.

정부는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고정금리ㆍ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가계대출 중 비중이 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에서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면 금리가 상승할 경우 자칫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기 때 한꺼번에 원금이나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 만기일시상환 및 거치식 대출의 비중이 높아도 만기 때 '상환충격'이 발생할 우려가 크고, 주택가격 하락 등 여건 변화에 취약하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은행을 상대로 주택담보대출 구조개선을 독려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실적을 보면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를 모두 초과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한국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구조개선 실적이 미진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39.0%로 가장 높았고, 씨티은행이 31.0%로 그 뒤를 이었다. 외국계인 두 은행은 1년 새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각각 4.8%포인트, 8.7%포인트 늘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한국계 은행 중에서는 기업은행의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18.8%로 가장 컸는데, 증가폭은 1.4%포인트에 그쳤다. 비거치식 대출 비중도 SC은행이 28.6%로 가장 컸는데, 한국계 은행 중 비중이 가장 큰 국민은행은 23.0%에 그쳤다.

금융계에서는 한국계 은행이 '적격대출'을 꺼려해 변동금리와 거치식 대출 비중이 높다고 분석한다. 적격대출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채권형태로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매각해 위험을 분산하고 자산을 유동화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경우 대출채권을 보유해 회계장부상 자산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낮은 금리가 계속되면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금리가 높은 고정금리 적격대출을 꺼리는 것도 한 이유"라면서도 "변동금리대출 비중을 더 낮추지 않으면 가계와 금융기관이 모두 금리변동 위험에 과도하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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