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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고 보기엔… 너무 젊은 안방극장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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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고 보기엔… 너무 젊은 안방극장 엄마들

입력
2014.01.2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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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언제까지 조연으로 살래? 인생이 왜 재미있는 줄 알아? 한 치 앞을 몰라서 그래. 난 내딸이 판을 한 번 뒤집어 봤으면 좋겠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SBS '별에서 온 그대'의 한 장면이다. 항상 여자주인공의 친구 역할로 조연을 전전하던 딸 유세미(유인나)에게 엄마 한선영(이일화)이 내뱉은 말이다. 그런데 엄마라고 하기엔 너무 젊다. 심지어 큰 아들 유석(오상진)까지 있다. 드라마에서 유세미와 유석의 연령대는 각각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이다. 이일화(43)의 극중 나이는 48세. 아무리 신경 쓰고 보지 않으려고 해도 아들과 엄마 사이가 연인처럼 보여서야 되겠는가.

최근 이런 현상은 다른 드라마에서도 자주 눈에 띤다. 유독 동안 외모라고 치부하기에 너무 젊은 엄마가 많다. KBS 일일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는 젊은 두 엄마가 있다. 배우 김혜선(45)과 김예령(45)이다. 김혜선은 극중에서 변호사 박현우(백성현)의 엄마다. 김예령도 뮤지컬 연출가인 한태경(김형준)의 엄마로 나온다. 40대 중반 여배우가 30대 초반의 아들을 둔 엄마로 출연하는 것이다.

MBC 주말극 '황금무지개'의 도지원(47)과 MBC 월화극 '기황후'의 김서형(41)도 마찬가지다. 도지원은 20대 중ㆍ후반인 김백원(유이)의 엄마로 출연하지만 자매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서형은 아들뻘 되는 조카 타환(지창욱)의 숙모인 황태후로 분했다.

지난해 방영됐던 MBC 주말극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에서도 배우 신은경(41)이 30세의 남자주인공 하은중(김재원)의 엄마로 출연해 '드라마 설정과 배역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40대 초ㆍ중반 여배우가 대거 50대 엄마 연기를 하면서 불거진 문제다. 그렇다고 나이든 모습으로 분장하는 것도 아니다. 너무도 고운 외모로 인해 극의 몰입에 방해가 되고 있다. 이들의 등장이 잦아진 건 40대 여배우 역할이 축소하면서 배역의 폭이 다양하지 않아서다. 한 40대 여배우는 "엄마 역할이 아니면 시집 못간 노처녀, 아이를 혼자 키우는 이혼녀 배역 섭외가 많다"고 털어놨다. 역할 폭이 좁아지면서 자연히 일일ㆍ주말드라마에 수요가 많은 50대 엄마 역에 눈을 돌리는 게 됐다.

실제로 방송계에서 50대 여배우의 품귀 현상을 맞고 있다. 이들은 수많은 드라마에 겹치기 혹은 연속 출연이 다반사다. 김해숙(59) 이휘향(54) 이미숙(54) 정애리(54) 등이 대표적이다. 김해숙은 JTBC '무자식상팔자'(2012)부터 MBC '그대 없인 못살아'(2012),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와 '수상한 가정부'(2013), KBS '왕가네 식구들'(2013)까지 2년 간 쉼 없이 달려왔다. 이휘향도 SBS '두 여자의 방'(2012)'에 이어 현재 후속작인 '나만의 당신'에 연속 출연, MBC '빛나는 로맨스'에도 나오고 있다. 이미숙도 MBC '빛나는 로맨스'와 '미스코리아'에 겹치기 출연하고 있고, 정애리 역시 MBC '그대 없인 못살아'(2012), KBS '루비반지'(2012)와 '순금의 땅'에 연속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한 KBS 드라마PD는 "한국 드라마 정서상 가족 중심의 이야기가 많아 한 편 당 주인공의 엄마 역할로 3명 이상은 필요하다. 최근에는 50대 여배우 캐스팅에 한계가 있어 40대 여배우들의 섭외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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