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기술개발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에 삼성전자 출신 반도체전문가를 영입했다.
SK그룹은 하이닉스를 인수한 후 삼성과 반도체분야 경쟁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영입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 역시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22일 그룹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에 해당하는 ICT기술ㆍ성장추진 총괄직(부회장급)을 신설하고, 임형규(60ㆍ사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영입했다.
임 부회장은 삼성 ‘반도체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이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76년 삼성반도체에 입사해 수석연구원, 메모리 개발본부장(부사장), 시스템 LSI사업 부장(부사장), 삼성종합기술원장, 삼성전자 신사업팀장(사장)을 역임하는 등 40년 가까이 기술개발에만 주력해온 전문가다.
현재 수감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ICT기술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적임자로 임 부회장을 점 찍었으며, SK그룹 수뇌부가 삼고초려 끝에 그를 영입하는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 삼성그룹에 양해를 구했으며, 삼성도 이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1,2위로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는데 SK가 삼성출신을 받아들 것도, 삼성이 보내준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임 부회장은 향후 그룹 내 ICT 관련 기업인 SK텔레콤, SK C&C, SK하이닉스의 기술인력과 조직을 통합해 관리하게 된다. SK 관계자는 "관련 업종간 협력모델 구축이라는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며 "조만간 SK의 그룹 운영체계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내에 이 조직을 위한 별도 위원회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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