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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 몰리던 좌파의 반격?… 시진핑 반부패운동 차질 빚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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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 몰리던 좌파의 반격?… 시진핑 반부패운동 차질 빚을 듯

입력
2014.01.2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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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층 가족들의 해외 조세피난처 유령회사가 폭로되면서 중국 지도부가 일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도덕적 비난이 쏟아질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 주석의 반부패 운동도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잇따른 좌파 옥죄기에 따른 역풍이란 분석까지 제기되며 당내 좌우파 폭로전이 이어질 지도 관심사다.

22일 공개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자료는 무엇보다 시 주석 가족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ICIJ는 시 주석의 누나 시차오차오의 남편 덩자구이(鄧家貴)가 2008년3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엑설런스 에포트 프로퍼티'란 서류상 회사를 설립한 사실과 관련 서류들을 공개했다.

덩자구이의 현 직책은 베이징중민신(北京中民信)부동산개발유한공사의 총경리. 덩이 이곳에 회사를 세운 것 자체를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를 통해 실제로 공금을 유출했는지까지 드러난 것도 아니다. 이 과정에 시 주석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통상 이 곳에 유령 회사를 세우는 것은 세금을 피하고 검은 돈을 빼돌리려는 목적이어서 '부정'의 의혹을 피하기는 힘들다. 시 주석의 누나는 공무원 박봉으로 집안을 돌보지 못한 동생을 대신해왔다는 소문이 있다. 블룸버그통신도 2012년 시진핑 누나 등 일가가 자산 규모 3억7,600만달러의 투자회사와 희토류 금속회사 지분, 홍콩의 고급 빌라 등 수천억원대 재산을 가졌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이후 블룸버그는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됐다.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의 가족이 2명이나 연루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ICIJ에 따르면 원 전 총리의 아들 원윈쑹(溫雲松)이 2006년 버진아일랜드에'트렌드 골드 컨설턴트'를 설립했고, 원 전 총리의 딸 원루춘(溫如春)의 남편 류춘항(劉春航)도 2004년 같은 곳에 에 '풀마크 컨설턴트'를 세웠다. 국유기업 중국위성통신그룹 회장을 맡고 있는 원윈쑹은 이전에도 사모펀드를 통해 각종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받았다. 류춘항은 현재 중국 은행업관리감독위원회 통계부와 연구국을 책임지고 있다. 원 전 총리 일가 역시 축재 의혹이 있으며 재산은 최소 27억달러라고 뉴욕타임스가 2012년에 보도했다.

ICIJ의 폭로가 시 주석과 원 전 총리에게 집중되자 그 동안 수세에 몰렸던 좌파의 반격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내 대표적인 좌파 거물 정치인으로 분류돼온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 서기가 현 정권의 단죄를 받자 좌파가 자료를 흘려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2012년 3월 당내 우파를 대표하는 원 전 총리가 보 전 서기를 공개 비판한 직후 보 전 서기가 낙마해 원 전 총리는 좌파의 적으로 간주되고 있다. 시 주석은 우파라고 할 수는 없지만 반부패 투쟁을 주도하며 저우 서기를 옥 죄고 있어 좌파로서는 견제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저우 상무위원이 처벌될 경우 원 전 총리도 무사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도 있다. 홍콩의 명보(明報)가 이날 원 전 총리 가족의 의혹을 집중 부각한 것도 심상찮은 대목이다.

이번 폭로의 후폭풍이 얼마나 커질지는 시 주석의 대응에 달렸다. 현재로선 무대응하고 넘어갈 가능성이 커 보이나 불법성을 입증하는 확실한 자료가 추가 공개될 경우는 어물쩍 넘어가기 힘들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그가 혼신을 쏟아 주창해온 반부패 투쟁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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