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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프리카공화국 첫 여성 대통령 "감성으로 내전 끝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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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프리카공화국 첫 여성 대통령 "감성으로 내전 끝낼 것"

입력
2014.01.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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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를 통한 지도자 교체는 이 나라가 궤도를 되찾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한 아프리카 여성 지도자의 탄생을 이렇게 축하했다. 대통령이든, 경제정책 수장이든 세계 도처에서 여성 지도자가 드물지도 않다. 하지만 반 총장이 반겨 맞은 이 여성은 그 중에서도 특별한 존재다. 말 그대로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끈다'는 국민적인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분쟁으로 갈갈이 찢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임시대통령에 선출된 캐서린 삼바-판자(58ㆍ사진)다.

의회를 대신한 국가임시회의 투표로 이날 선출된 삼바-판자는 중아공 최초의 여성 지도자다. 선거에서 삼바 판자는 전 대통령의 아들 둘을 포함한 일곱 명의 다른 후보자들을 이겼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내년에 치를 보통선거 때까지 1년 동안 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것이 그의 임무다. 지난 한 달여간 1,000명을 넘는 사상자를 낸 이슬람교도와 기독교인 사이의 폭력 대결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

전임 미첼 조토디아 대통령은 이슬람 반군을 등에 업고 쿠데타로 집권해 9개월 동안 공포정치를 실시하다 종교분쟁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최근 해임됐다. 그의 통치기간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기독교 자경단과 이슬람 반군간 보복 공격이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다. 1994년 르완다 집단학살의 재발을 우려해 이미 프랑스군(1,600명)과 아프리카연합군(4,400명)이 배치됐다. 유럽연합(EU)도 수백 명의 평화유지군 파견을 결정한 상태다.

선거 결과가 발표된 뒤 중아공 수도 방기의 거리에는 춤추고 노래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이날 도시를 감싼 환호는 이 나라를 잔인한 폭력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이 남성이었음을 고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 시민단체 회원은 "우리가 지금 겪어온 모든 것들은 다 남성의 잘못"이라며 "여성과 함께라면 한 줄기 희망은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삼바-판자 역시 지난 16일 "이 나라는 내부 폭발 직전의 상태여서 어느 때보다 나라를 통합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여성의 감성"이 평화를 끌어내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김연주 인턴기자(이화여대 영문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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