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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같이 먹고 같이 자고… 북적북적하게 사는 것이 좋지"

입력
2014.01.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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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 세끼를 요렇게 같이 먹고 같이 자고 하니까 얼마나 재미진지 몰라"

지난 17일 오후 전북 김제시 월성2길 월성여성경로당. 저녁 밥상에 둘러 앉은 할머니들이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홀로 외롭게 지내던 16명의 할머니들이 공동생활을 하고 있는 이 경로당의 다른 이름은'한울타리 행복의 집'이다. 김제시가 지난 2009년 낡은 경로당을 살림집으로 개조해 독거 노인을 위한 공동생활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총무이자 막내로서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박양춘(65)씨는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혼자 보다는 같이 있는 것이 백 번 낫지"라고 말했다. 생활공간이 협소하고 화장실도 하나뿐인데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할머니들은 "북적북적한 것이 좋지, 암시랑토 안 혀. 이렇게 살게 해 줘서 고마울 뿐이제"라고 입을 모았다.

'한울타리 행복의 집'과 같은 공동생활 홈이 거주 노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비록 개인 공간이 부족하고 가사노동을 나누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의지하면서 외로움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식사로 건강도 좋아지고 겨울철 난방비 등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도 공동생활이 주는 이점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공동생활 홈의 보급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농촌지역 65세 이상 독거노인 수가 44만 여명(2010년 기준)을 넘어섰지만 전국에 운영중인 공동생활 홈은 다 합쳐봐야 700여 곳에 불과하다. 한 곳당 평균 10명이 거주한다고 치면'함께 사는 행복'을 누리는 수혜자는 1만 명도 채 안 되는 셈이다.

중앙정부의 체계적인 지원도 아쉽다. 지자체의 부족한 재원으로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 하려다 보니 적정인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경사로나 문턱 없애기 등 고령자 친화적 설계 역시 비용 문제로 적용하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운동이나 레크리에이션을 함께 할 수 있는 여가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시설이나 운영 수준에 있어 지역 간 격차가 크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개선점을 보완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공동생활 홈 30곳을 올해 안에 설치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규칙적이고 균형 있는 영양 공급을 위한 마을공동급식시설 30곳, 위생에 취약한 노인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목욕탕도 16곳 설치한다. 농촌 고령화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공동생활 시설의 보급과 확산을 위해 중앙정부가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농촌고령자 공동시설 지원 시범사업 계획을 내주쯤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주영기자 will@hk.co.kr

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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