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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캡틴 김해란 “리베로는 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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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캡틴 김해란 “리베로는 내 운명”

입력
2014.01.2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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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에서 이 선수를 빼놓고는 수비를 이야기 할 수 없다. 온 몸을 던져 공을 걷어 올린다고 해서 팬들이 ‘미친 디그’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그렇지만 각종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공격수에 비해 항상 조연에 불과하다. 도로공사의 캡틴이자 리베로인 김해란(30)의 이야기다.

김해란은 지난 19일 수원에서 열린 V리그 올스타전에서 역대 베스트 7 부문에서 리베로 포지션 최다 득표를 받았다. 2002년 도로공사에 입단, 2005년 V리그 원년부터 활약한 그는 하루하루 디그 부문의 역사를 쓰고 있다. 여자 선수 최초 디그 5,500개(5,666개)를 달성했고 리시브 부문에서도 남지연(31ㆍIBK기업은행)에 이어 2번째로 3,000리시브(3,057개)를 넘어섰다. 3차례 수비상(2007~08, 2008~09, 2011~12)을 받았고 지난 2012 런던올림픽 4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김해란은 22일 역대 베스트 7에 포함된 것에 대해 “정말 뽑힐 생각도 못했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영광스럽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매번 코트에서 가장 궂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상받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월드 리베로’ 여오현(현대캐피탈)으로 인해 리베로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가장 힘든 포지션이다. 서브 리시브에 블로킹 커버 등 한 순간이라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고된 일이지만 김해란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비록 공격수보다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쉽긴 하다. 그렇지만 몸을 던져서 공을 받아낼 때의 그 기분은 정말 좋다”고 말했다.

김해란은 고교 시절까지 공격수를 했지만 168㎝로 작은 신장 때문에 도로공사 입단 이후 리베로로 전향했다. 올스타전에서 몇 차례 공격을 시도하기도 했던 그는 “가끔 공격을 하고 싶긴 하다”며 “연습할 때는 선수들한테 공을 때려주기도 한다”고 웃었다.

김해란은 같은 리베로 선배이자 친한 언니인 남지연과 비교 대상이 되곤 한다. 그는 그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비교 자체만으로 고마운 일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지연언니는 좋은 라이벌이자 잘 될 때 아낌 없이 축하해주는 좋은 언니”라며 “평소 조언도 많이 해준다”고 설명했다.

4위 도로공사(8승10패ㆍ승점 24)는 니콜의 미국 대표팀 차출로 초반 4연패를 하는 바람에 힘겨운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더군다나 도로공사는 6개 구단 중 유일하게 V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더욱 우승에 목말라 있다. “올 시즌은 전체적으로 각 팀들의 실력이 비슷해서 더 힘든 것 같다”며 “올해야 말로 반드시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서 꼭 한번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해란의 꿈은 단 한가지다. V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그는 “팀이 우승한다면 정말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시즌 막판까지 컨디션과 체력 관리를 잘해서 정상에 오르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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