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 도착,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코리아 세일즈'에 나섰다. 올해 44회를 맞은 세계경제포럼(WEF)총회(일명 다보스포럼)에 대한민국 정상이 참석하는 건 2010년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다. 글로벌 기업 총수를 비롯해 정부, 학계, 언론계 인사들이 대거 모이는 다보스포럼을 한국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는 '국가 설명회'(IR)의 마당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청와대 구상이다.
스위스 국빈 방문 일정을 끝내고 베른을 떠난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숙소 호텔에 도착하는 것과 동시에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을 접견하며 다보스 일정을 시작했다. 세계적인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는 정보통신 업계의 최신 화두인 '사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ㆍ모든 사람과 사물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호 작용하는 기술) 서비스의 선두 주자다. 박 대통령은 사물인터넷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하며 시스코의 적극적 투자와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당부했고, 챔버스 회장도 사물인터넷 아카데미 운영, 사물인터넷센터 설립 등에서의 공동사업 추진 의사를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하는 '한국의 밤' 행사에 참석해 로이드, JP모건, GE 등 세계 유수기업 CEO들과 만나 "외국인 투자촉진법 개정 등 제도개선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변하고 있다"며 한국 투자를 당부했다. 올해로 여섯 번째인 '한국의 밤'행사에는 존 넬슨 로이드 회장, 야곱 프렌켈 JP모건체이스인터내셔널 회장, 스티브 볼츠 GE 발전ㆍ수력 회장 등이 참석했는데, 이들 모두 한국과의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우리측 인사로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참여했다. 가수 싸이도 홍보대사 자격으로 참석해 건배제의를 했다.
박 대통령은 포럼 개막일인 22일에는 첫 전체 세션에서 '창조경제와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개막연설을 갖고 창조 경제의 비전과 추진 전략을 소개한다. 또 다국적 통신장비업체인 퀄컴, 글로벌 인프라ㆍ에너지 설비업체인 지멘스,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아람코 등의 CEO와도 만나 한국 투자를 권유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계 4위 수준으로 평가되는 잠재력에도 불구, 외국인 투자가 부진해 한국은 투자 분야에서 적자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행사를 한국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기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리더 2,700여명이 참석하는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세계의 재구성: 정치, 기업, 사회에 대한 영향'을 주제로 각국의 재정위기 및 실업, 소득불균형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참석하지만, 박 대통령의 개막연설 후 6시간 뒤에 연설을 갖는 등 세부 일정이 달라 두 사람의 조우 가능성은 낮다.
다보스=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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