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방천시장 인근 '김광석 거리'가 대구의 문화와 관광, 상권 3박자를 견인하고 있다. 올해 탄생 50주년을 맞은 가수 고(故) 김광석을 기리는 이 거리가 대구의 대표 관광코스의 하나로 부각되자 관광객이 는 것은 물론 갤러리, 소공연장, 작업실 등 문화예술인들의 본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김광석거리는 중구 대봉동 출신인 김광석을 테마로, 중구가 2010년 9월 방천둑길에 조성한 문화거리다. 어둡고 우범지역으로 전락해가는 방천둑길에 문화를 입혀 사람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곳으로 변모시키자는 프로젝트로, 방천시장 내 빈 점포에 문화예술인들을 입점시키는'방천시장 문전성시사업'과 같이 이뤄졌다. 350m에 이르는 거리는 김광석의 노랫말을 스토리텔링한 벽화와 조형물, 사진 등으로 꾸며져 있으며, 당시 방천시장 입주작가 30여명이 이 작업에 참여했다.
거리 조성 후 효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사람 발길이 뜸하던 방천시장이 대구의 명소로 떠오르면서 시민들은 물론 대구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구근대골목투어의 한 코스로 포함되면서부터다. 또 방천시장 일대가 문화예술인들의 새로운 창작공간으로 자리잡으면서 작업실과 갤러리, 공연장 등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중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광석을 테마로 한 각종 음악회와 콘서트 등 문화행사를 열어 붐을 일으키고 있다. 2011년 8월 김광석의 음악을 담은 영화음악제를 시작으로, 같은해 10월 '제1회 김광석 노래부르기대회'를 열었다. 2012년 10월에는 전국의 김광석 팬클럽 및 유명가수들의 노래공연을, 2013년 10월엔 전국 버스커들의 김광석 노래부르기 경연대회를 선보였다.
지난 6일 김광석 18주기에는 김광석 팬클럽(다락)의 거리공연이 열렸고, 22일엔 김광석 탄생 50주년을 기리기 위한 거리콘서트가 시민들을 찾는다. 이 콘서트에는 모 텔레비전 프로그램 '히든싱어'에 출연한 김광석 모창가수 채환이 출연한다.
김광석거리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면서 서울과 부산 등 외지인들도 이곳을 찾는 등 관광객들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종영한 화제의 TV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김광석의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자주 사용되면서 김광석거리의 인기도 급상승하고 있다. 중구청에 따르면 하루 방문객수만 해도 평균 500명에서 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람이 모이면서 상권도 자연스레 형성되고 있다. 재래시장이던 방천시장이 이제는 예쁜 카페와 술집 등으로 신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른바 젊은층의 명소로 떠오른 것이다. 밤이면 불야성을 이룰 정도로 이 거리의 인기는 뜨겁다는 것이 상인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기존 방천시장 활성화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김광석거리는 문화가 도시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며 "앞으로 김광석거리에 보다 풍부한 이야기를 입혀 대구의 문화관광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주기자 lare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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