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은 있지만 늘 '2%'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토마스 베르디흐(29ㆍ체코)가 2014 호주오픈테니스 남자단식 8강에 안착했다. 베르디흐는 21일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 아레나 메인 코트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랭킹 3위 다비드 페레르(32ㆍ스페인)를 세트스코어 3-1(6-1 6-4 2-6 6-4)로 따돌렸다. 베르디흐는 이로써 호주오픈 8강 문턱에서 3번의 좌절 끝에 마침내 8강 진출 꿈을 이뤘다. 베르디흐는 지난해 이 대회 16강전에서 노박 조코비치(26ㆍ세르비아)에 1-3으로, 2012년에는 라파엘 나달(27ㆍ스페인)에 역시 1-3으로, 2011년에는 조코비치에 0-3으로 완패, 눈물을 뿌렸다.
베르디흐는 로저 페더러(33ㆍ스위스), 나달, 조코비치, 앤디 머레이(26ㆍ영국)'빅4'를 꺾을 수 있는 대안으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키 196㎝, 몸무게 91㎏의 탄탄한 하드웨어와 플랫 서브(flat serveㆍ회전이 걸리지 않는 강력한 직선타구)로 무장해 실제 조코비치와 페더러를 2010년 윔블던 8강과 4강에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번번히 빅4에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결승까지 3차례 올랐을 뿐, 우승컵은 단 1개도 건지지 못했다. 메이저 대회 성적은 윔블던과 호주오픈 16강행이 으뜸이었다. 최근에 손꼽을 수 있는 가장 나은 성적은 2012년 US오픈 준결승 진출이었다.
하지만 이날 반 박자 빠른 리턴으로 세계 최고의 리터너로 인정받는 페레르를 3시간 만에 침몰시켰다. 더구나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선 그 동안 1승도 거두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날 승리로 로드레이버 아레나 무승 징크스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베르디흐는 "(토마스 크루파)코치가 보다 빨리 경기를 하라고 주문했다"고 승인을 밝혔다. 이어 "페레르와의 경기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승부"라고 말했다. 베르디흐는 페레르와의 상대전적도 5승7패로 좁혔다. 반면 페레르는 9연속 메이저대회 8강 진출에 도전했지만 베르디흐의 벽에 가로막혔다.
여자단식에선 거함 서리나 윌리엄스(33ㆍ미국)를 8강전에서 격침시킨 아나 이바노비치(27ㆍ세르비아)가 4강전에서 신예의 반란을 주도하고 있는 유지니 보차드(19ㆍ캐나다)에 1-2(7-5 5-7 2-6)로 역전패,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반면 중국의 리나(32)는 플라비아 페네타(32ㆍ이탈리아)를 2-0(6-2 6-2)으로 일축하고 4강에 선착했다.
한편 주니어 남자단식에 출전한 정현(18ㆍ삼일공고)과 이덕희(16ㆍ마포중)는 3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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