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그제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축구경기에 남녀 축구팀이 다 참가한다"고 보도했다.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등에 공식 통보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를 대변하는 관영매체의 보도인 만큼 북한의 의중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 축구팀이 참가한다면 매우 환영할 일이다. 그간 남북 간 스포츠교류는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협력은 물론 전반적인 남북갈등을 푸는 촉매제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축구는 분단 이후 남북 스포츠교류의 돌파구를 연 상징성이 있다. 1990년 남북통일축구대회가 각각 평양과 서울에서 열렸고, 91년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는 사상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이 구성돼 8강까지 오른 벅찬 기억이 남아있다. 북한 축구팀 참가를 반기는 것은 꽉 막혀있는 지금의 남북관계를 볼 때 시기나 방법 면에서 적절한 해빙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들고 나온 뒤 거의 매일같이 되풀이하고 있는 '평화 제의'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16일 '적대행위를 중단하자'는 '중대 제안'을 한 뒤 "먼저 실천적 행동을 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축구 교류가 이런 실천적 행동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남북교류를 바라는 북한의 의사를 표시한 것은 분명하다고 본다.
스위스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며 재차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심정을 드러냈다. 북한이 과거 남북관계 개선을 들고 나온 뒤 얼마 안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핵실험 강행 등 수 차례 도발적 행동을 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북한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최근 정부의 강경발언은 지나친 감이 있다. 북한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면 북한의 다음 행동을 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 미리부터 북한의 제안을 거짓으로 치부하고 대화의 통로를 닫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닌 '행동'이다. 북한 축구팀 참가는 북한의 긍정적인 '행동'일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