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은 전북 부안의 한 오리농장에서 출하된 오리 수천 마리가 전남 나주의 오리도축장에서 도축된 사실이 확인돼 해당 도축장이 폐쇄됐다. 다행히 이 오리들은 도축 후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았지만 도축 당일 전남 나주와 곡성에서 반입된 오리 1만3,500여 마리가 같은 작업장에서 도축된 뒤 서울 등지로 팔려나간 것으로 밝혀져 방역당국이 전량 회수와 폐기 명령을 내렸다.
전남도는 지난 17일 오전 나주에 있는 S도축장이 AI 발생 농가인 전북 부안군 줄포면 A농장으로부터 오리 6,420마리를 들여와 도축한 사실이 확인돼 해당 도축장을 즉각 폐쇄했다고 21일 밝혔다.
도는 이날 S도축장 내 가공처리장에 보관 중인 A농장의 도축 오리 전량을 폐기 처분했다. A농장은 AI 감염 오리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AI 확진 판정이 난 농가로부터 반경 500m 안에 위치해 예방적 살처분이 이뤄진 곳으로, 20일 살처분 후 역학조사결과 고병원성 AI바이러스가 검출됐다.
S도축장은 17일 당일 A농장 외에도 나주와 곡성지역 농가로부터 오리 4,500마리와 9,000마리를 각각 들여와 도축했다. 이 가운데 나주에서 들여와 도축한 오리는 가공처리장에 그대로 보관해 오다 이날 폐기 처분됐지만, 곡성에서 반입해 도축한 오리 중 7,568마리는 이미 서울과 부산, 충북 등 전국 13개 지역 마트 등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도는 이에 따라 S도축장에 대해 시중 유통된 오리 전량을 회수해 폐기하도록 했다. 도는 또 A농가를 방문했던 사람과 사료차량이 도내 16개 농장을 방문한 사실도 확인, 이들 농장에 대해서도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고 AI전파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도 관계자는 "AI확진 판정을 받은 부안의 농가에서 들여온 오리와 나주, 곡성에서 반입한 오리가 S도축장 내 같은 작업장에서 도축작업이 이뤄진 만큼 감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예방적 차원에서 도축 물량 전부를 폐기 처분토록 했다"고 말했다.
나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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