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스위스 국빈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베른 상공업직업학교(GIBB)를 찾았다. 스위스의 탄탄한 직업교육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 내외와 함께 학교를 찾아 컴퓨터언어ㆍ엔지니어링 등 수업을 참관한 뒤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교장으로부터 스위스 직업교육 시스템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스위스의 직업학교는 중학교 과정을 마친 뒤 진학하는 학교로 우리로 치면 마이스터고에 해당하는데, 의약 정밀기계 등 제조업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스위스 경제의 기반으로 꼽힌다.
스위스에서는 중학생의 직업학교 진학 비율이 70.2%로 일반 고등학교(23.5%)보다 월등히 높으며 대학 진학율도 25% 정도에 불과하다. 스위스에는 410여개 직업 학교가 있는데, 230개 직업군에 대해 2~4년 과정의 교육이 이뤄진다. 재학생들은 학교 수업과 함께 일주일에 3~4일 가량은 미리 계약을 맺은 기업에서 현장 훈련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실무 경험을 쌓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론과 기업 견습이 조화를 이루는 도제식 실습 중심의 교육 체계인데, 졸업자는 취업 시 일반 대졸 초봉과 비슷한 임금을 받는다"며 "교육과 고용이 연계돼 높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스위스 직업학교를 찾은 것도 이런 직업교육 시스템의 한국 적용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전날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스위스 정부 및 기관간 교육협력 양해각서(MOU)와 글로벌 기술인력양성 MOU가 체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국 공히 천연자원은 부족하지만, 인재 양성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켰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스위스의 우수한 직업교육 시스템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른=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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