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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1월 22일] 후진양성의 조건

입력
2014.01.2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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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이 논문 표절 시비에 걸리는 것을 보면 늘 의아했다. 이미 실력을 발휘할 넉넉한 기회를 누리고 있고 충분히 인정도 받는데 왜 학위가 필요한 거지? 무리해가며 논문을 쓰려 하지? 그 이유를 약간이나마 어림짐작한 건 대학에서 근무하는 몇몇 선배들로부터 푸념 섞인 이야기를 들은 후였다. 발군의 업적을 쌓고 휘황한 주목을 받은 사람이라도 전임이나 초빙교원으로 위촉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다 학교 당국에 아무리 설명해 봐야 소 귀에 경 읽기야. 학위가 있거나 교육경력 몇 년 이상이 아니면 절대 노! 현장에서 뛰는 사람이 어디서 교육경력을 쌓냐고?" 뮤지컬 연출가에게 수업을 맡기려던 K선배가 한탄했다. 계획이 무산된 후 선배는 그 연출가에게 미안함을 표하며 넌지시 암시를 준 듯 했다. 학위가 있어야 수월할 것 같다고. 그 조언이 어떻게 받아들여졌을지는 알 수 없다. 에라 치사하다, 그 따위 선생질 필요 없다며 무시했을 수도 있다. 앞날을 위한 보험 차원에서 염두에 두었을 수도 있다. 어쨌건 복잡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논문이란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형식이다. 특정 분야에서는 한 사람의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지만, 모든 분야의 후진양성에 꼭 논문이 필요할 리 없고 박사 타이틀이 있어야 할 리도 없다. 그런데도 많은 대학들이 학위 있는 선생을 원한다. 이젠 상아탑도 아니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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