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변이 제법 많이 부서졌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전체적인 형세는 흑이 괜찮아 보인다. 따라서 2 때 점잖게 1로 지켰으면 별 탈이 없었다. 한데 실전에서는 안조영이 3으로 응수한 게 너무 심했다. 즉각 4, 6으로 반격을 당해서 흑이 오히려 기분 나쁘게 됐다.
9로 단수 쳤을 때 류수항이 먼저 10으로 밀어서 상대의 응수를 물어본 게 기민했다. 반대로 흑에게 10을 선수 당하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한편 흑도 11로 꽉 잇는 게 정수다. A로 호구 치는 건 백B를 선수 당하는 게 너무 아프다.
16 때 흑이 1로 백 한 점을 시원하게 따내면 확실하지만 백이 A의 단점을 은근히 노리면서 먼저 B로 들여다보는 노림수가 남는 게 상당히 신경 쓰인다. 그래서 안조영이 17을 먼저 둬서 선수로 이 부근을 보강한 다음 처럼 두려 했는데, 류수항이 그러면 더 이상 역전의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그건 안 될 말"이라며 18로 반발해서 일전불사를 외쳤다. 일종의 승부수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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