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KT가 1군 무대 참가를 1년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외국인 선수를 뽑았다. 대만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오른손 투수 마이크 로리를 데려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국내 야구에 적응을 시킨 뒤 2015년 1군 무대에 활용할 계획이다. KT는 로리를 ‘육성형 외국인 선수’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한국 야구에서 육성형 외국인 선수는 볼 수 없었다. 모든 팀들은 거액을 쏟아 부어 검증된 즉시 전력감을 선발했다. 구단 간의 영입 경쟁으로 용병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연봉상한선을 폐지했다. 투자 대비 효과를 보면 다행이지만 반대의 경우 큰 부담이다. 시즌 중에 대체 선수 찾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이적료까지 지불해야 한다.
막대한 비용 지출에 부담을 느낀 몇몇 팀들은 육성형 용병에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젊고 값싼 선수를 데려와 만약을 대비하자는 것이다. 일종의 보험용이다. 일본프로야구는 2군에 외국인 선수 보유 인원을 제한하지 않았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우리도 일본처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O도 이 문제를 검토 안 한 것은 아니었다. 최근 단장회의에서는 KT 측의 요청으로 외국인 선수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정금조 KBO 운영육성부장은 “KT가 외국인 투수 2명을 데려와 성공하고 잘 운영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일본에서도 육성형 용병의 성공 사례가 드물고, 선수협회와 조율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연봉을 적게 줄 수는 있지만 체재비는 다른 용병과도 똑같이 들어 구단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야구는 기존 외국인 선수 2명 보유 2명 출전에서 보유 인원 1명을 늘려 3명 보유 2명 출전으로 제도를 바꿨다.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생긴 변화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KBO는 2명 보유 2명 출전에서 2001년과 2002년 보유 인원을 3명으로 늘렸다가 2003년부터 다시 원래대로 규정을 손질했다.
그리고 막내 KT가 최초로 육성형 용병을 영입함으로써 또 다른 시사점을 던졌다. 현장은 아직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KT의 외국인 선수들이 성공 사례를 남길 경우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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