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센터는 계속 통화 중이고, 홈페이지는 열리지도 않고….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건가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자신의 개인 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하려던 직장인 김모(34)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금융권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처음도 아니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신용카드 번호까지 모조리 유출됐다는 말에 안되겠다 싶어 맘이 급해졌다. 하지만 카드회사 상담센터는커녕 홈페이지 접속도 제대로 안 됐다.
김씨는 "3시간여 만에 간신히 상담센터와 연결이 됐는데, 자동응답시스템(ARS)를 통해 다른 번호로 접속하라는 얘기만 나오고 전화가 끊어졌다"며 "알려준 번호로 전화했더니 황당하게도 냉ㆍ난방 기기 설치판매 전문업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일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하고 대책을 문의하려는 전화가 폭주하면서 KB국민카드 와 롯데카드, NH농협카드의 신고ㆍ상담센터는 하루 종일 마비됐다. 홈페이지도 제대로 접속이 안 되면서, 이용자 불만이 폭발했다.
3개 카드사는 이날부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콜센터를 24시간 가동하기로 했지만 첫날 오전 9시부터 전화가 마비됐다. 일반 콜센터 뿐 아니라, KB국민카드(1899-2900), 롯데카드(1588-8100)와 NH농협카드(1644-4000)가 각각 공지한 '개인정보유출피해예방센터' 전용회선 또한 하루 종일 통화 중이었다. 게다가 NH농협카드가 ARS를 통해 알린 신고전화 (1644-****)는 엉뚱하게도 일반업체 번호여서 고객들이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들 카드사 홈페이지가 접속량 초과로 오전 내내 먹통이 되면서, 고객 불편이 가중됐다. 이날 오전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는 홈페이지가 열리긴 했지만 개인정보유출 확인 과정에서 멈춰버렸고, 롯데카드는 아예 홈페이지 접속 자체가 안 됐다.
특히 이들 3개 카드사 콜센터로 전화가 폭주하면서 KT 전국번호 호선인 '1588' 번호(지능망) 전체가 오전 한때 접속장애를 일으키기도 했다. 지능망은 KT가 접속이 몰린 번호를 분산한 오전 10시 20분 이후 문제가 된 3개 카드사를 제외하고 정상화됐다. KT 관계자는 "평소 지능망 시간당 이용 통화 수는 약 7만건이었으나, 오전9시 당시 평소의 8배 이상으로 통화가 폭주했다"고 설명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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