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은행입니다. 고객님 개인 정보가 유출됐으니 보안승급바랍니다. www. 00vmcard.com.’
‘1월 교통위반 청구서입니다. 211.18.xxx.63.’
‘우체국택배 2~3일 내로 택배 배송 예정입니다. Cocki.org***.1844.co.’
사상 최대 정보 유출의 부작용이 벌써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의 불안을 틈타 스미싱(문자 사기), 보이스 피싱 등이 급속히 늘고 있는 것.
경찰청은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고객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하라’는 등의 메시지를 발송하는 스미승 사기가 발생하고 있어, 다음달 6일까지 집중 단속에 돌입한다고 20일 밝혔다. 고객이 카드사 홈페이지 등에서 직접 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하는 것과 별도로 카드사들이 피해 고객에게 유출 내용을 통보한다는 점을 노린 사기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각 카드사의 공식 콜센터(KB국민카드 1588-1688, 롯데카드 1588-8100, NH농협카드 e메일과 우편으로만 통지)가 아닌 곳에서 온 전화나 문자메시지는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출처가 불분명한 곳에서 온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열거나 본문에 포함된 인터넷 링크주소(URL)를 클릭해서는 안 된다. URL로 악성코드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설치돼 본인도 모르게 소액결제가 되거나 계좌번호나 비밀번호 등 금융정보가 빠져나가는 스미싱 사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컨대 ‘명의도용이 발견됐으니 인터넷주소를 확인해달라’는 식의 문자가 와 이를 확인하려고 URL을 접속하면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미리 유출한 사용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조합한 복합형 형태로까지 진화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스미싱 우려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통보는 오직 서면과 이메일로만 알려주고 URL이 전혀 없다”며 “만에 하나 피해가 발생하면 카드사에서 무조건 배상하기로 한 만큼 즉각 신고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급확대로 스미싱 사기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접수된 스미싱 피해 사례는 2만8,000여건(피해 금액 54억원)으로, 범행에 사용된 앱도 지난해 17개에서 997개(7월 기준)로 60배 가량 급증했다. 수법도 기존에는 ‘돌잔치에 초대합니다’ 등 초대장을 가장한 문자가 많았는데 최근엔 공공기관이나 유명 대기업을 사칭하기도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사칭한 ‘무료 암검진 대상’이라는 문자도 발견됐고, 경찰서에서 보내는 ‘도로교통법 위반’ 문자를 사칭한 스미싱에 속아 수십만원 결제피해를 당한 사례도 생겨났다. ‘000(외식업체명)에서 00원 결제 완료’ 등을 가장하기도 한다. 경찰 관계자는 “URL의 실행과 출처를 알 수 없는 앱 설치를 자제하고, 스미싱 방지 전용 앱을 사용하는 등 평소 보안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해가 발생할 경우 경찰서에서 발급받은 ‘사건사고 사실확인원’을 이동통신사나 결제대행사 등 관련 사업자에게 제출하면 피해액을 보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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